퓨처스리그 타격왕 삼성 구자욱 “내년엔 1군 주전으로 뵙겠습니다”

  • 이창남 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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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7   |  발행일 2014-11-27 제22면   |  수정 201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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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삼성 구자욱이 경산볼파크에서 내년 시즌 1군 진입을 목표로 타격 연습을 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올해 2군서 타율 0.357-27도루
빠른 발과 매서운 방망이 갖춰
박해민과 경쟁할 유망주로 인정
내년초 스프링캠프 합류할 듯


“1군 주전으로 뛰고 싶다.”

프로야구 삼성 구자욱(21)은 요즘 팀에서 가장 잘나가는 막내로 통한다. 지난 18일 열린 2014 프로야구 MVP 시상식에서 수위타자상을 수상한 구자욱은 당시 190㎝의 훤칠한 키에 훈남 외모로 국내 야구팬들의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켰다. 올 시즌 2군 퓨처스리그 남부리그에서 타율 0.357(1위), 27도루(리그 3위)를 기록해 타격왕에 오른 구자욱은 류중일 감독이 내년 시즌 1군 경기에 출전시키겠다고 공언할 만큼 타격과 주루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삼성의 2군 경기장인 경산볼파크에서 만난 구자욱은 한눈에 봐도 거포형 타자는 아니었다. “몸무게를 지금의 85㎏에서 10㎏ 더 늘려볼 계획입니다. 타격 연습을 매일 10시간 이상 하고 있는데 이것도 부족하다고 봐요. 이철승 BB아크 원장님께서도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럴 때마다 하루하루 달라진 제 자신을 발견하면서 언젠가 나도 팀의 승리는 물론 우승에도 보탬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합니다.”

올해 삼성이 거둔 수확 가운데 최고는 단연 신고선수 박해민의 발견이었다. 박해민은 올 초 스프링캠프 때 합류하지 못했다. 팀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출발선부터 뒤처졌지만 뛰어난 멘탈과 실력으로 신인왕 후보에까지 올랐다. “(박)해민 형처럼 저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기회가 오면 반드시 놓치지 않겠습니다. 매 순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

구자욱에겐 박해민과 견줘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빠른 발과 매서운 방망이가 있다. 그는 대구고 3학년 재학 당시 타율 0.444, 24안타, 21타점, 17사사구, OPS 1.224(출루율 0.539 장타율0.685)를 기록하며 정교한 타격 능력을 인정받아 2012년 삼성에 입단했다. 그리고 그해 말 상무에 입단한 구자욱은 비록 홈런 기록은 한 자릿수밖에 되지 않지만 장타와 출루에 있어선 독보적인 기여를 해온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삼성은 구자욱을 박해민에 버금가는 유망주로 보고 내년 1~2월 괌·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시킨다는 계획이다.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너는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격려를 해주실 때마다 자신감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내년 정규시즌 1군 경기 첫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구자욱은 올 시즌 팀창단 최초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다이노스의 박민우(휘문고 졸)와 나이가 같다. 박민우는 팀내 리드오프로서 빠른 발과 높은 출루율로 제 몫을 다해내면서 올 시즌 신인왕 후보에까지 올랐다. 신생팀에선 두각을 나타내면 얼마든지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소속팀인 삼성은 다르다. 주전이 부상으로 빠지면 언제든 능력이 출중한 백업요원들이 공백을 메울 만큼 선수층이 두텁다. 구자욱에겐 그만큼 팀내 경쟁자가 많다는 뜻이다. 주전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일. 하지만 구자욱은 이런 주전 경쟁을 자신만 살기 위한 경쟁이 아닌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상무에서의 군생활이 앞으로 삼성 선수로서 뛰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가슴속에선 동료 선수를 전우로 인식하고, 함께 살고 함께 죽는 공동 운명체로 봅니다. 야구 경기도 전쟁과 비교하면 답이 나오죠. 아군이 승리하려면 당연히 적의 전술을 알아야 하고, 저 혼자 잘해서 승리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당장 내년 시즌 구자욱은 중견수 백업요원 박해민이나 1군 주전 1루수 채태인과 경쟁을 해야 한다. 하지만 구자욱에겐 “무엇이든 불가능은 없다”는 자신감이라는 강한 무기가 있다. “제가 본리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배웠습니다. 당시 박종철 감독님이 저를 지도해 주셨는데, 그분의 가르침을 통해 야구는 그 어떤 스포츠 종목보다 멘탈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이제 그 믿음대로 저만의 야구 인생을 시작합니다. 응원해 주실 거죠?”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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