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구제역·AI…경북, 유행병과 전쟁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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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22 07:16  |  수정 2014-12-22 07:16  |  발행일 2014-12-22 제1면
양동마을 등 소나무 113만그루 고사
가축전염병도 코앞까지…방역 총력
재선충·구제역·AI…경북, 유행병과 전쟁

최근 경북권 경계선 안팎에서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소나무 재선충병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른바 ‘유행병 3종 세트’와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지역 전 농가와 산림을 대상으로 방역작전에 돌입했다.

21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역 산림은 ‘소나무 에이즈’라고도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병’(이하 재선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까지 경북 14개 시·군에 퍼져 113만3천여그루의 소나무가 고사했다. 최근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불국사와 양동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림에도 재선충이 침투했다.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인 울진마저 재선충 위험군에 속하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경북의 수려한 경관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경북 북부지역과 인접한 충북 진천에서 지난 3일 발생한 구제역은 증평, 음성으로 퍼진 데 이어 충남 천안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피해농가가 14곳으로 늘어, 돼지 1만5천여마리가 살처분됐다.

정부는 구제역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특히 발병지와 가까운 경북 6개시·군에는 구제역에 감염되는 우제류(偶蹄類) 가축 56만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경북 남부권과 가까운 경남 양산에서는 지난 11일 고병원성(H5N8) AI가 발생해 현재까지 1천900여 마리의 가금류가 땅속에 묻혔다. 지난 15일 경북 북부권에 인접한 충북 증평의 철새에서 고병원성 AI가 발견된 이후 이 곳이 발병지로 확인됨에 따라, 경북은 AI 위협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경북도는 구제역·AI방역대책본부와 재선충특별대책팀을 동시에 운영하는 사상 초유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발병지 인접 경계지역 농가에 긴급 백신접종을 실시하는 한편, 2019년까지는 재선충 ‘완전박멸’을 목표로 고군분투 중이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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