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갑상선암 로봇수술

  • 임호,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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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0 07:57  |  수정 2015-01-20 07:58  |  발행일 2015-01-20 제22면
10배 확대 입체영상 통해 로봇팔로 종양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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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환 교수가 로봇수술인 액와유륜접근법을 이용해 갑상선암 수술을 하고 있다. 로봇수술은 기존의 목 절개법이나 내시경 절제술에 비해 수술 후유증이 최소화되고, 미용면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갑상선은 신진대사를 조절하고 호르몬을 분비하는 매우 작은 기관이다. 20g에 불과한 갑상선은 성대가 있는 후두 아래쪽에 나비가 날개를 펼친 모양으로 자리해 있다. 그런데 이곳에 암이 생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갑상선암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지만 5년 생존율이 사실상 100%에 가까울 정도로 착한 암이다.

그렇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갑상선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두암은 천천히 자라고, 예후도 좋은 편이다. 이에 비해 갑상선암의 다른 종류인 여포암, 수질암, 역형성암은 빠르게 자라고, 공격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 크기는 작더라도 광범위한 림프절 전이 또는 폐나 뼈로의 원격 전이도 종종 일어난다. 환자가 고령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암의 크기가 큰 경우 재발률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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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병원 유방센터 강수환 교수

영남대병원 유방센터 강수환 교수는 “모든 암이 마찬가지이겠지만 갑상선암의 치료 목표도 암 덩어리를 완전하게 제거해 생존율을 높이고, 수술 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며 “특히 떼어낸 암 조직을 검사해 정확한 병기와 위험도에 따라 추가적인 치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육안 식별 어려운 곳까지 확인
내시경 수술보다 더 세밀해져
합병증 적고 회복속도도 빨라

집도醫 숙련도·경험에 따라
수술 결과 차이 보일 수 있어
주치의 상담후 선택 바람직


그렇다면 갑상선암 수술에는 어떤 방식들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목 절개법, 내시경 절제술, 로봇 절제술이다.

목 절개법은 말 그대로 목 중앙을 4~6㎝ 크기로 절개한 후 수술하는 것이다. 절개법의 경우 모든 갑상선암을 수술할 수 있지만 목 중앙에 큰 절개흉터가 남는 단점이 있다. 특히 미혼 여성이거나 흉터가 커지는 체질(켈로이드, 비후성 반흔)의 경우에는 더욱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1990년대에는 절개법과 비슷하면서도 미용적으로 탁월한 내시경 절제술이 호응을 얻었다. 내시경 절제술은 목 주위에 상처를 내지 않고 겨드랑이와 가슴에 작게 절개를 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신경 자극을 최소화해 선호도가 높았다. 하지만 수술 시야가 2차원이고 수술 기술이 어려워, 양성 혹 수술 등에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최근 들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로봇수술이다. 갑상선암 로봇 절제술은 국내에서 개발돼 각국 의료진에게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다시 말해 갑상선암 로봇수술만큼은 우리나라 의료진이 세계 최고 수준인 셈이다.

강 교수는 “로봇 수술은 10배 확대된 3차원 입체영상을 통해 수술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고, 위험한 혈관이나 중요한 신경, 부갑상선 등을 세밀히 보전할 수 있다”며 “자유로운 로봇인공 손목 움직임으로 기존에 몇 번에 걸쳐 해야만 했던 작업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수술은 내시경수술과 거의 유사해 양쪽 겨드랑이와 젖꼭지 등에 1~1.5㎝의 절개 구멍을 1~4개 내고, 로봇팔을 넣어 목 부위의 갑상선 종양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는 인체 공학적인 서전 콘솔(surgeon console·의사가 로봇을 조종하는 곳)에서 사람 손과 유사한 로봇 팔 등을 직접 조정해 정밀수술을 한다.

더 확대해 보고 세밀한 수술이 가능한 만큼, 기존 절개법이나 내시경 절제술에 비해 효과는 탁월하다.

암 수술 시 내시경과 로봇 갑상선수술에는 액와유륜접근법(bilateral axillo-breast approach(BABA))과 액와접근법(transaxillary approach)이 가장 보편화된 방법이다.

강 교수는 “액와유륜접근법(BABA) 수술 시 유륜(유두 주위의 둥글고 흑갈색인 부분)과 겨드랑이를 1~1.5㎝ 크기로 절개한 후 로봇팔이 들어가 암을 제거하게 된다”며 “일반 절개수술과 같은 효과를 내면서도 미용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갑상선암 수술은 액와유륜접근법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액와접근법은 측경부 림프절 전이 시 목에 8~10㎝의 긴 절제흉 없이 변형적 경부 림프절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로봇을 이용한 변형적 경부 림프절절제술이 기존의 절개술과 비교해서 대등하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로봇 수술은 목의 감각 이상, 목소리 변화, 삼킬 때 불편한 증상 등 기능적인 측면과 수술 흉터 등 미용면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합병증도 적고 회복속도도 빠른 편이다.

강 교수는 “암의 진행 및 전이 정도, 비용대비 효과 측면을 고려할 때 가장 적합한 수술은 환자마다 다를 수 있다”며 “집도의 숙련도와 수술 경험에 따라 결과 역시 차이를 보일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의 수술법을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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