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펜스 언제 이자리에 들어올까…대구구장 펜스교체 작업 비상

  • 이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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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30   |  발행일 2015-01-30 제20면   |  수정 2015-01-30
미국에 주문한 MLB용 펜스 현지 물류대란에 배송 지연
시공업체 공사일정 큰 차질
20150130

‘파업이 발목을 잡네.’

‘안전한 야구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대구구장의 펜스 교체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용 안전펜스를 직수입하려 했지만 현지 물류 상황이 나빠 배송이 지연된 탓이다.

대구시는 최근 3억원의 예산을 투입, 쿠션 기능이 포함된 펜스를 재설치하고, 기존 녹색 계통인 그물을 검은색으로 교체할 것을 대구시체육시설관리소(이하 관리소)에 지시했다. 이는 지난해 7월13일 대구 SK전에서 삼성 좌익수 최형우가 수비 도중 펜스와 충돌,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하면서 비난 여론이 폭증한 데 따른 것이다.

대구구장 펜스는 지난해 최형우 부상 이전에도 ‘흉기’라는 오명을 썼다. 기존에 있던 펜스는 40년 전인 1970년대 설치됐다.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니 펜스 표면에 붙은 쿠션은 돌처럼 딱딱하게 변질돼 제구실을 못했다. 대구구장을 둘러본 후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에 펜스를 교체해야 한다”는 MLB 구장 전문가들의 지적도 잇따랐다.

내년 2월 완공하는 신축 대구구장 때문에 기존 대구구장 펜스 교체 작업에 소극적이던 대구시는 최형우의 부상에 따른 비난 여론이 들끓자 교체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최형우의 부상 두 달 후인 9월5일 대구 한화전에서 불상사가 일어난 것도 촉매제가 됐다. 당시 1회말 공격 때 박한이가 친 타구를 피에가 쫓는 과정에서 펜스와 정면으로 부딪쳐 왼쪽 어깨에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까지 대구구장을 제외하고 국내 모든 야구장 펜스는 신형으로 교체된 상태다.

관리소는 입찰 과정을 거쳐 A사를 공사 업체로 최종 선정했다. A사는 MLB에서 쓰이는 안전성이 강화된 펜스를 미국 현지에서 구입, 서부 최대 해상관문인 LA롱비치항을 통해 직수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항만 노조의 파업으로 물류대란이 확산되면서 업체가 주문한 펜스를 비롯해 국내에 들어올 모든 제품의 통관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이달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던 관리소의 계획도 틀어졌다.

관리소 관계자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구구장에도 MLB에서 쓰는 안전성이 강화된 펜스로 교체키로 했지만 현지 파업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펜스가 도착하는 대로 서둘러 작업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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