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자소엽] 화타가 준 자주색잎 달여 마시자 배탈이 나았다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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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2-24 07:59  |  수정 2015-02-24 07:59  |  발행일 2015-02-24 제22면
[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자소엽] 화타가 준 자주색잎 달여 마시자 배탈이 나았다


자소엽은 들깻잎과 모양이 비슷하지만 잎과 줄기가 자주색이다. 자주색상이 진할수록 약효도 좋다. 꽃도 들깨와 비슷한데 들깨는 흰색이고 자소엽은 자주색이다. 우리말로는 차조기라 부르고 한방에서는 소엽(蘇葉)으로 처방한다. 발모제에 첨가되면서 한때 품귀현상까지 빚었다.

옛날 중국의 한 음식점에서 게 먹기 시합이 벌어졌다. 참가자들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고 게 껍질은 산더미처럼 쌓였다. 얼마 후 급히 먹던 몇 사람이 배가 아프다고 뒹굴었다. 때마침 명의 화타가 음식점에 들어와 이 모습을 보았다. 화타는 근처에서 자라던 자줏빛 잎을 주섬주섬 땄다. 잎을 잘 달여 그 사람들에게 먹이자 복통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화타는 자줏빛 잎이 복통을 풀리게 했으니 자서(紫舒)라 이름 지었다. 훗날 서(舒)와 소(蘇)의 중국식 발음이 같아 자소로 변해갔다.

제자들이 화타에게 물었다. “게 먹고 배탈 난 데 그 잎이 효험이 있는 줄 어찌 아셨습니까.” 화타가 말했다. “강가에서 약초를 캐는데 수달이 큰 물고기를 잡아 삼키는 것을 우연히 보았지. 수달의 배는 터질 듯했고 간신히 물가로 나와 풀밭에 쓰러졌어. 그리고는 많은 풀 중에서 자줏빛 잎만 골라 뜯어 먹었지. 얼마 있지 않아 수달이 편해진 듯 일어나더니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어.” 요즘도 한방에서는 상한 물고기나 게를 먹고 복통, 구토, 설사 하는 데 곽향, 진피 등과 같이 소엽을 처방한다.

소엽은 잎과 줄기, 씨앗을 다 약에 쓰는데 성질의 미묘한 차이가 있다. 잎은 기(氣)를 풀어주는 성질이 있어 땀을 나게 하니 감기에 좋다. 씨앗(蘇子)은 기를 아래로 내려주는 성질이 있어 가래나 변비에 좋다. 줄기는 기를 돌려주니 임신부를 안태(安胎·임신 유지)시켜주는 효능이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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