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지으면서 드럼치는 농부

  • 글·사진=채건기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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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2-25   |  발행일 2015-02-25 제13면   |  수정 2015-02-25
대구 동구 미대동 채은기씨
농사 지으면서 드럼치는 농부
23일 오후 대구시 동구 미대동 미나리 재배장 한 편에 마련한 컨테이너에서 채은기씨가 드럼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대구시 동구 공산동에는 농업으로 생계를 잇는 주민이 적지 않다. 20년 전부터 지묘동에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아직도 동네의 주거 형태는 2층 이하 농가나 리모델링한 전원 주택이 대부분이다.

이곳에서 20년째 농사를 지어온 채은기씨(54·미대동)는 동네에서도 소문난 특이한 농업인이다. 바로 드럼 연주라는 취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교 재학 시절 밴드 동아리에서 활동한 게 계기가 됐다. 그는 지묘동 토박이다. 조상 대대로 지묘동에 터전을 잡아온 그의 집안은 원래 자유분방한 음악이나 예술을 취미 삼아 시간을 때우는 것에 엄격했다. “지금도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죠. 어릴 때 좀 더 드럼을 잘 쳐서 아버지께 들려 드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비록 아버지는 이 세상에 없지만 올해 91세인 어머니에게 수준 높은 드럼 연주를 선보이기 위해 좀더 전문적으로 배울 생각이다.

또한 채씨는 드럼 연주 기술을 지역사회에도 전파할 계획이다. “정기적으로 지역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 공연에서 저의 재능을 기부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농사로 바쁘지만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엔 어디든 드럼을 들고 찾아가 이웃을 기쁘게 해주겠습니다.”

글·사진=채건기 시민기자ken497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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