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타보자” 주말 12만명 대구를 즐겼다…대구3호선 무료시승 시민반응

  • 최나리,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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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20 07:15  |  수정 2015-04-20 10:22  |  발행일 2015-04-20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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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실시한 도시철도 3호선 무료시승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열차에 탑승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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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무료시승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권영진 시장(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좋아요”
북구 주민, 수성못 거리감 줄어
덜컹일 때 있지만 승차감 만족

◇ “나빠요”
일부역 승강장-객차 사이 넓어
자동문에 발 끼여 한바탕 소동
서문시장역 계단 유난히 좁고
스크린도어 낮아 손 내밀 우려


대구도시철도 3호선 무료시승 행사 둘째 날인 19일.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3호선 무료 시승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승 행사는 20일까지 열리며 23일 정식 개통된다.

이날 낮 12시25분쯤 도시철도 3호선 용지역에는 시승을 기다리는 승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승강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도 시승을 기다리는 승객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에 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은 갑작스레 몰린 시민으로 인해 혹여나 사고가 날까 잠시 에스컬레이터 진입을 막았다.

시승을 기다리는 승객들은 전반적으로 들뜬 분위기였다. 아들과 함께 시승행사에 참여한 김진희씨(49·대구시 북구)는 “수성못에는 1년에 한 번 올까말까했지만, 이제는 쉽고 빠르게 수성못에 놀러 올 수 있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 시승을 한 어린이들은 ‘하늘을 나는 열차’라며 좋아했다.

용지역에서 탑승한 승객들은 객차에 오르자마자 전망이 잘 보이는 ‘명당’을 찾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괜찮았다는 반응이다. 간혹 덜컹거리는 느낌은 있었지만 불안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는 게 이날 시승을 한 승객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김정훈씨(73·대구시 북구)는 “생각보다 안정감 있었다. 다만 곡선 주행을 할 때 객차가 기우는 느낌이 들어 이 부분이 신경쓰인다”고 했다.

객차 안은 승객으로 붐볐지만, 여기저기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승객들은 탄성을 지르며 휴대전화 카메라에 도심 풍경과 객차 모습을 담았다.

친구들과 함께 탄 윤정혜씨(58)는 “이렇게 보니 대구도 보기 좋다. 덜컹일 때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괜찮다. 앞으로도 자주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심 한가운데를 지나는 3호선은 아파트나 주택가 등 사생활 침해 우려 지역을 지날 때면 창문에 특수효과를 줘 희뿌옇게 바뀌었다.

하지만 이번 3호선 시승에서 문제점도 적지 않게 지적되고 있다. 1·2호선에 비해 좁은 계단과 승강장 간격을 우려하는 승객이 많았다. 이날 서문시장역에서 하차한 김나영씨(25)는 “서문시장역은 유난히 계단이 좁다. 오늘도 승객이 많아 빨리 못 내려 불이 나거나 비상상황이 벌어지면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성구민운동장과 어린이회관 등 수성구 일대 역사의 승강장과 열차 사이 간격이 넓어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 수성구민운동장역에서는 객차에 탑승을 하려던 여자 어린이가 발을 헛디뎌 승객들이 깜짝 놀라는 해프닝도 있었다. 해당 역의 승강장과 객차 간격은 족히 10㎝는 넘어보였다.

이에 대해 도시철도공사 직원은 “승강장과 객차 간 간격이 넓은 역사에는 고무발판을 설치해 간격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승객 추락 방지를 위한 스크린도어의 높이가 낮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미숙씨(54·대구시 수성구)는 “스크린도어 높이가 1.2m밖에 되지 않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낮은 높이로 인해 어른은 스크린도어 위로 머리를 내밀 수 있고 아이도 손을 내밀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시민은 아이를 스크린도어 위에 앉히기까지 했다.

이날 자동으로 닫히는 객차 문으로 인해 아찔한 상황이 여러 번 발생하기도 했다. 3호선의 객차 문은 일반역의 경우 25초 만에, 환승역에서는 30~35초 만에 닫히도록 돼 있다.

이날 낮 12시30분쯤 용지역에서는 하차하던 여자 어린이의 발이 객차 문에 끼이는 사고가 있었다. 센서 감지 후 열차 문이 열려 다치지는 않았지만, 놀란 아이가 눈물을 멈추지 않아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또 오후 1시37분쯤 팔달역에서는 승차하려던 유모차가 자동으로 닫힌 객차 문에 끼어 승객들이 깜짝 놀라는 일이 발생했다.

도시철도공사 측은 “승객이 너무 많아 문이 닫힌다는 방송을 못 들었다는 지적이 많아 방송 음량을 더 높일 작정이다. 시승에서 나온 문제점을 가급적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시승 첫날 5만1천여명, 둘째날 6만7천여명 등 이틀간 모두 11만8천여명이 탑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편 도시철도 3호선은 23일 오후 2시부터 정식 영업을 시작한다. 칠곡경대병원역부터 용지역까지 30개역, 23.9㎞ 구간을 46분 만에 지난다. 매일 오전 5시30분부터 자정까지 운행하며 출퇴근 시간대에는 평균 5분마다, 평소에는 7분마다 객차가 다닌다.
최나리기자 cho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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