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세 女만학도 수석 졸업

  • 글·사진=김점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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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29   |  발행일 2015-04-29 제14면   |  수정 2015-04-29
호산대 사회복지전공 현성애씨
마음의 안정 찾고 건강도 회복
59세 女만학도 수석 졸업
현성애씨(오른쪽)가 졸업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59세의 나이로 2015년 호산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전체수석으로 졸업한 만학도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시 동구 검사동 현성애씨(사회복지학전공)다. 현씨는 1976년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나 대부분의 만학도가 그러하듯 배움의 기회를 놓친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현씨는 어느 날 예고도 없이 찾아온 어려운 현실에서 도망치듯 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그렇게 시작한 공부로 현씨는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건강을 회복하는 계기도 됐다. 모든 잡념을 버리고 오로지 공부에만 올인할 수 있어 행복했다.

수석으로 졸업한 그의 공부 비법을 들어 보았다. 현씨의 스마트폰은 여느 사람의 것과는 달랐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많은 사진이 저장되어 있는 반면 현씨의 폰에는 학과 관련 자료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저장돼 있었다. 강의 시작 전 미리 자리에 앉아 준비하고, 강의 중에는 집중해서 강의를 듣는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이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스마트 폰에 저장했다. 또 모든 강의는 녹음했다. 책은 아무 때나 자투리 시간이 있어도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스마트 폰은 언제든지 틈 날 때마다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학업에 도움이 됐다.

리포트 작성에도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비슷한 유형의 리포트를 인용하거나 짜깁기하는 등의 흔한 방법은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단다. 주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서점에서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 읽었다. 읽은 자료를 통해 충분히 이해하고 리포트를 작성하다 보니 항상 맨 마지막에 제출하는 꼴찌였다.

특히 학창시절의 추억을 만들고 싶은 날은 딸 또래의 학생과 어울려 교정의 벤치에서 담소도 나누고 학교 앞 커피 집에서 차도 마시며 수다도 떨었다. 현씨의 호산대 졸업은 가족들도 이 지면을 통해서 알게 될 것이다. 가족에게도 대학에 다닌 것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현씨는 참 편안했다. 처음 만남임에도 몇 년을 만나온 지인처럼 느껴졌다.

현씨는 지금 방과 후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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