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 한방병원의 건강이야기] 원활한 모유수유 이렇게…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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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30 08:02  |  수정 2015-06-30 08:05  |  발행일 2015-06-30 제22면
젖이 잘 안 나온다고요?…수유 자세 바꿔보세요
20150630

요람·풋볼형·누워먹이는 자세 도움
밤중에도 자주 물려줘야 젖 양 늘어
유즙 잘 돌도록 약물·식이요법 병행

통초·목통·천산갑 등 유선흐름 개선
유방 주위 혈자리 자침으로 증세 호전


모유 수유는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많은 이점이 있다.

모유는 아기에게 가장 좋은 영양 공급원이다. 모유에 포함된 항체와 면역 물질은 아기에게 그 어떤 약이나 영양제로도 대신할 수 있는 물질이다. 모유를 오래 먹는 아이들은 질병에 덜 걸리고 회복도 빠르다. 아이가 아플 때 엄마 젖은 아이를 편안하게 하고 탈수도 예방한다.

모유 수유는 아기를 진정시키는 심리적 효과도 뛰어나다. 아기들이 걸음마를 떼고 커가면서 공포와 스트레스에 맞서야 할 때 따뜻한 엄마 품으로 돌아와 젖을 먹으며 안도감을 느낄 수 있다. 젖을 먹는 아기는 엄마의 심장 소리와 목소리를 들으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이러한 스킨십은 엄마와 아기 사이에 정서적 만족감과 친밀감을 높인다. 덤으로 아기의 두뇌발달도 촉진시키는 이점이 있다.

모유 수유를 오래 하면 엄마에게도 이점이 있다. 국내 연구 결과에 의하면 수유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의 발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 모유 수유를 2년 이상 지속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모유가 부족하거나 신생아 황달, 유선염 등의 이유로 초기에 수유를 포기하기도 한다. 직장 복귀 문제, 이른 이유식 시작 등 대부분 1년을 채우지 못한다. 특히 모유 양이 부족하거나 부족하다고 느껴 분유 등을 먹이면서 젖 양이 줄어드는 경우도 많다.

원활한 모유수유를 위해서는 몇 가지 개선 방법이 있다.

먼저 올바른 수유 자세다.

유륜까지 잘 물렸는지, 일부의 유선만 열려있고 나머지는 막혀 있지 않은지를 확인해야 한다. 한쪽 유선이 막혀있다면 위치에 따라 요람형 자세, 풋볼형 자세, 누워 먹이는 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모유는 자주, 오랜 시간 물려야 양도 늘어난다.

아무리 한약을 먹는다고 하더라도 아기가 젖을 빠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면 젖 양이 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양방적으로는 젖을 자주 물려서 젖과 관련된 생체 신호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젖 양을 늘어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젖 양을 늘려야 하는 기간에는 밤중에도 젖을 자주 먹여야 한다. 자주 깨서 젖을 먹이는 것은 매우 힘들기 때문에 누워서 젖 먹이는 자세를 연습해 두도록 하자.

스트레스가 생기면 기혈(氣血)이 손상되고 간기(肝氣·간의 기운)가 막혀 젖이 잘 돌지 않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단순히 약만 처방해줄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요인을 살펴서 도움받을 수 있도록 가족이나 남편과의 상담을 요청하는 것도 필요하다.

젖 양이 부족하면 주변에서 곰탕, 가물치, 돼지족발 등 각종 음식을 권한다. 그러나 음식 섭취가 유방 상태와 엄마의 건강 상태, 또는 체질에 맞춰 적절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젖 양이 부족할 경우 한의학적 치료도 가능하다.

유륜 부위나 유방의 유선이 뭉쳐서 젖 흐름이 좋지 않으면 아기가 먹고 싶어도 나오지 않아 먹지 못한다. 유즙량을 늘리는 한약 중 유선의 흐름을 좋게 해주는 통초, 목통, 길경, 천산갑 등과 같은 약물을 응용할 수 있다. 초산부의 경우 유선이 막혀서 젖이 돌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임신 기간 중 유방 발달 상태를 산모에게 물어서 확인해 본다. 임신 기간 중 유방이 커지지 않았다면 유선 자체가 발달하지 않았을 수 있다. 또 젖을 먹인 지 1~2시간이 지난 후 유방을 만졌을 때 유즙이 차오르지 않는지를 확인해 본다. 기혈이 허한 경우에 해당될 수 있으므로 기혈을 보충하며 유즙이 잘 돌도록 약물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도록 한다. 한약을 달일 때 돼지족을 끓인 물을 사용하면 모유량 부족으로 고생할 때보다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침 치료도 효과가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 논문에 의하면 전중혈(가슴 부분 정중앙), 유근혈(가슴 아랫부분)과 같은 유방 주위 혈자리에 자침할 경우 모유 부족 증세가 호전됐다는 보고가 있다. 또 족삼리(종아리에서 무릎뼈와 바깥쪽 정강이 뼈가 만나는 자리), 상거허 혈자리 자침시 초유 분비 시간이 빨라짐으로써 모유수유가 촉진되고, 소택혈 자침도 모유 증량을 도와준다.

이와 같이 젖 양 부족은 유방 발육에 관여하는 족양명위경과 모유 분비에 관여하는 족궐음간경의 문제이므로 이와 관련된 혈자리들을 자극해 치료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대구한의대 부인과 장세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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