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조선명화…전 재산 걸고 지켜낸 ‘보물창고’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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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02 07:30  |  수정 2015-07-02 07:30  |  발행일 2015-07-02 제2면
간송미술관은 어떤 곳?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
민족문화 연구·교육도 힘써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간송미술관 대구분관 건립을 위해 대구시와 MOU를 체결하는 등 미술관 건립을 위한 본격 활동에 나서면서 간송미술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간송미술관은 간송 전형필(1906~1962)이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으로, 서울 성북구 성북로에 자리잡고 있다. 한국 최초의 근대건축가인 박길룡이 설계한 2층 콘크리트 건물이다. 1938년 완공돼 ‘보화각’이란 이름으로 개관됐다. 보화각(華閣)은 ‘나라의 빛나는 보물을 모아둔 집’이라는 의미이다.

간송 선생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고 언젠가는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암울한 시기에도 심혈을 기울여 민족문화재를 모았다. 특히 우리나라의 문화재와 미술품, 국학 자료 등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일본인에 의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내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들여 이들을 수집했다. 이 같은 귀한 민족문화재를 모아둔 곳이 바로 간송미술관이다.

일반 미술관이 전시를 주된 사업으로 하고 있는데 비해 간송미술관은 전시는 물론 민족문화 보존에 관한 연구·교육을 통한 후학 양성 등에도 힘을 쏟았다. 단순한 탐미의 대상으로 유물을 모아놓은 곳이 아닌,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을 지켜내고 후대에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우려 했던 선각자 간송 선생의 눈물겨운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간송미술관은 다양한 국보, 보물급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어 한국 문화예술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훑어볼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국보 12점, 보물 10점, 서울시 지정 문화재 4점이 있다. 국보로는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70호)을 비롯해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68호), 동국정운(국보 71호), 금동삼존불감(국보 73호) 등이 있다. 보물로는 청자상감포도동자문매병, 분청사기상감모란문합, 금동여래입상, 금동보살입상 등이 있다. 국내 최고의 서화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비롯해 김홍도, 이하응, 정선, 민영익, 심사정, 장승업, 김정희, 신사임당 등의 미술품이 있다.

간송미술관은 소장품을 일반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71년 가을부터 전시를 시작했으며 이후 매년 2회 무료 공개 전시를 개최해왔다. 40여 년이라는 세월 동안 정선, 심사정, 김홍도, 김정희, 장승업과 같은 대가들의 전시부터 고려청자, 화훼영모, 문인화, 풍속인물화, 도석화(도교·불교에 관한 인물화)에 이르는 장르 전시회, 화파와 유파의 연관관계를 밝히는 양식 전개사의 전시까지 다채롭게 선보였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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