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군 투수 新星…내년엔 이케빈 뜬다

  • 이창남
  • |
  • 입력 2015-10-13   |  발행일 2015-10-13 제26면   |  수정 2015-10-13
고교때 연습공이 148㎞
입단 후 경산서 ‘구슬땀’
“타이밍 뺏는 투구에 집중”
20151013
이케빈(오른쪽)과 그의 아버지가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의 ‘화수분 야구’는 정평이 나 있다. 2군에서 차근차근 성장한 선수들이 1군에서 제 몫을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현재 4번타자 최형우를 비롯해 배영섭, 박해민이 2군에서 배출된 선수다. 올해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구자욱도 화수분 야구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삼성의 화수분 야구는 통합 5연패 도전의 배경이 됐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준비로 한창이다.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통합 5연패를 겨냥하고 있다. 또 한켠에선 내년 시즌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겠다며 2군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선수들이 있다.

올해 신인 2차지명 11라운드에서 삼성으로부터 지명받은 투수 이케빈(21).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력이 독특하다. 한국야구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선수가 아니다.

이케빈은 초등학교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 뉴저지로 이민을 갔다. 파스캑 밸리 고교에서 포수를 하다 투수로 전향했다. 연습 삼아 던진 공이 시속 148㎞로 나온 게 계기였다. 미국대학스포츠연맹 로드아일랜드 장학생으로 선발될 정도로 뛰어난 구위를 보였으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입단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야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그는 지난해 7월 고양원더스에 입단했고 끝내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삼성은 장래성을 보고 이케빈을 선발했다. 150㎞대의 강속구가 강점이다.

최근 경산볼파크에서 만난 이케빈은 “지난 9월1일에 왔는데,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키 185㎝에다 90㎏ 넘는 체격은 투수로 적격이다.

삼성은 이케빈을 내년 시즌 전력감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1군 경기 등판을 위해선 통과해야 할 관문이 적지 않다. 다양한 실전 경기에 등판해 자신의 구위를 평가 받아야 한다. 그는 “상대 타자가 누구든 피하지 않겠다. 타자와의 승부에서 다양한 구종을 던져 타자의 스윙 타이밍을 빼앗거나 제대로 된 타격이 이뤄지지 않도록 피칭을 하는 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대해선 “삼성은 메이저리그로 치면 뉴욕양키즈 같은 명문 구단이다. 이 팀에 투수로 지명돼 너무나 감사하고 기쁘다”면서 “팀 승리와 우승에 보탬이 되도록 어떤 역할이라도 맡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아버지였다. 이케빈은 “초등 4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는데 아버지의 도움과 조언이 큰 힘이 됐다”면서 “아버지가 나를 위해 정말 많은 고생을 하셨다. 항상 아버지를 생각하며 이곳에서 포기하지 않고 선수 생활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