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길 유명세’ 시달리는 동네주민…전국적 인기로 관광객들 몰려

  • 최보규,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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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4 07:37  |  수정 2015-11-24 07:37  |  발행일 2015-11-24 제8면
대봉1동 테마거리 인근 주택가
주차·소음·쓰레기난으로 몸살
“관광특구 지정해 관리” 목소리
‘김광석길 유명세’ 시달리는 동네주민…전국적 인기로 관광객들 몰려
23일 대구시 중구 김광석길 인근 주택가 골목길에 차량이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로 차들이 빼곡하게 주차돼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도심 관광지로 전국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광석길’이 딜레마에 빠졌다. 관광객이 몰리면 몰릴수록 인근 주택가의 주차난과 소음, 쓰레기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져서다.

주민들은 행정당국 차원의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일 오전 6시 대구시 중구 대봉1동 김광석길 인근 주택가 골목길은 차량들이 점령한 상태였다. 좁은 골목길의 폭을 감안하면 빼곡히 주차된 차량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였다.

이날 오후 다시 찾은 대봉1동 주택가에는 주차된 차량이 모두 빠졌지만 노상주차장은 만차였다. 인근 지역을 두 바퀴 정도 빙빙 돈 후에야 겨우 주차할 수 있었다.

특히 도로 곳곳에 쌓인 폐타이어와 콘크리트 덩어리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는 상점 주인들이 주차를 하지 못하게 설치한 불법 적치물이다.

또 전주 주변엔 술병과 생활쓰레기는 물론 건축폐기물 등 불법 투기물이 뒤섞여 있었다. 불과 수m 떨어진 김광석길의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과 대조를 이뤘다.

주민 서모씨(56)는 “김광석길에 사람이 몰릴수록 주거지역은 쓰레기와 노상 적치물, 주차, 소음 등의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광석길이 대구 대표 관광지로 빛을 발할수록 이면 주거지역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관리 주체인 구청에서 근본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대구시라도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모씨(45)는 “같은 동네지만 번듯한 김광석길과 슬럼가 같은 주거지역으로 나뉜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구청에선 불법주차 단속 등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유모씨(여·44)는 “관광명소라는 이름에 걸맞은 관리가 필요하다. 널브러진 불법 적치물 등은 구청에서 진작 수거해 갔어야 한다”며 “구청에서 대안이 없다면 대구시 차원에서 이 지역을 특구로 지정하고 적극적으로 정비에 나서는 것도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은 단속만으로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중구청 관계자는 “김광석길 주변은 수시로 불법 주차단속과 노상 적치물 수거를 하지만 같은 상황이 되풀이된다”며 “김광석길을 찾는 이들이 공동체 의식을 발휘할 때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보규기자 cho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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