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소아 급성 세기관지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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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4 08:02  |  수정 2015-11-24 08:02  |  발행일 2015-11-24 제20면
[건강 칼럼] 소아 급성 세기관지염
최희정 <계명대 동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일교차가 커지고, 차가운 바람이 불면서 기침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소아들이 늘고 있다. 청소년이나 어른들은 단순 감기로 그칠 수 있으나, 영유아의 경우 발열이 동반되고 기침이 심해진다면 폐렴이나 기관지염으로 진행한 것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최근에는 영아들이 숨이 가쁘고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를 동반하는 급성 세기관지염(모세기관지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급성 세기관지염은 기관지의 가장 작은 가지인 세기관지의 감염성 질환으로, 바이러스에 의한 발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주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원인이다. 이외에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마이코플라즈마 등도 원인이 된다.

2세 이하의 유아, 특히 6개월 미만의 영아에서 주로 발생하며, 감기 등의 가벼운 호흡기 증상을 가진 형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초기 증상은 기침, 콧물 등 감기와 비슷하게 시작하지만 점점 기침이 심해지면서 호흡이 빨라지고, 심하게 보채면서 수유하기도 힘들어진다. 병원에서 진찰해보면 폐렴에서 들리는 수포음과 함께 천식의 특징인 쌕쌕거리는 천명음을 동반한다. 심한 경우 무호흡, 청색증, 가슴이 쑥쑥 들어갈 정도의 호흡 곤란으로 악화될 수 있다.

증상이 시작되면 처음 2~3일은 점차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지만, 대부분은 이후 1~2주 동안 완전히 회복된다. 하지만 생후 100일 이전의 영아나 기도의 선천 기형을 가진 경우, 선천성 심장병·미숙아의 병력이 있는 기관지폐이형성증을 가진 환아는 심한 호흡부전에 빠질 수 있고, 일부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급성 세기관지염의 주된 치료는 대증(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간접 치료법)요법이다. 발열이 심하지 않고 먹는 양이 잘 유지되는 환아들은 외래에서 통원치료가 가능하지만, 고열과 호흡장애가 있는 환아들은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호흡 곤란과 저산소증이 있다면 산소를 투여하고, 빈호흡과 수유량 감소에 따른 탈수를 교정하기 위해 수액 요법을 시행한다. 상체를 30~40도 올리고 목을 뒤로 젖혀 호흡하기 편한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항생제는 병합된 세균성 폐렴을 치료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기관지확장제를 흡입해 천명음이 감소하거나 호흡음에 호전이 있는 경우, 지속적인 흡입치료가 도움이 된다. 일부 고위험 환아는 호흡부전으로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급성 세기관지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호흡기 바이러스가 많이 유행하는 시기에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가정에서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해야 한다. 또 야외활동 후 손을 씻어 바이러스의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주된 원인이 되는 RSV에 대한 단일항체 예방접종인 시나지스가 개발돼 있고, 미숙아, 청색증형 심장병, 기관지폐이형성증 등의 적응증이 있는 환아들은 동산병원에서도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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