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등번호만큼 받은 날… 박차고 나간 박석민

  • 이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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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30   |  발행일 2015-11-30 제26면   |  수정 2015-11-30
이, 2년 36억에 FA 계약 성사
박, 구단과 입장차…협상 결렬
이승엽 등번호만큼 받은 날… 박차고 나간 박석민

국내 프로야구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프랜차이즈 출신 내야수 박석민이 FA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다. 삼성 구단과 박석민의 셈법이 달라 초래한 사태지만 야구팬들로선 아쉬움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삼성은 원소속구단 마감일인 28일 오후 7시30분 박석민과 협상 종료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1년 전 협상 마감일 밤 12시가 다 되도록 협상을 이어가던 것과 전혀 달랐다.

사실 금액차가 다소 있더라도 원만한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였다. 대구고 출신의 삼성 성골로 분류되며 은퇴 후에도 삼성 지도자가 되겠다는 의지까지 내비친 박석민이다. 하지만 삼성과 박석민의 의견 차이가 너무 컸다. 박석민에 호감을 갖고 응원해온 야구팬들은 박석민의 선택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삼성 프런트는 박석민과 4차례 가진 FA협상서 SK최정(4년 86억원) 수준의 대우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석민이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삐걱댔다. 결국 28일 삼성은 박석민과의 협상 결렬 사실을 알렸다. 구단 관계자는 “(박)석민이와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 우리로서도 마지막까지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본인이 좀더 시장 평가를 받고 싶다고 일찍부터 강하게 의지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삼성은 ‘외부 FA’는 없지만 ‘내부 FA’는 반드시 잡겠다고 밝혔지만 집토끼를 확실히 잡는 데 실패했다. 박석민과 미세한 금액 차이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정확히 공개되진 않았지만 박석민은 최소 90억원 이상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짐작된다. 구단 입장에서도 박석민이 2004년 입단 후 10시즌 동안 팀에 공헌한 점과 리그 최정상의 수비·타격 능력을 고려해 충분한 대우를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FA시장에서 더 나은 금액을 받겠다는 박석민의 의지를 구단으로서도 꺾을 도리가 없었다. 중심타자 겸 내야 핵심 자원을 놓친 것을 두고 벌써부터 내년 시즌 전력 누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삼성은 또 다른 FA 이승엽과는 2년 36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1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안현호 삼성 단장은 29일 이승엽의 계약과 관련해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해야 하는 선수”라면서 “2017시즌까지 신축구장에서 ‘국민타자’다운 활약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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