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12억 턴 고급주택 강도 일당 '담배꽁초'에 덜미

  • 입력 2015-12-02 14:18  |  수정 2015-12-02 14:18  |  발행일 2015-12-02 제1면
CCTV 떼고 장물은 해외에서 처분…등산객 위장해 의심 피해

 4년간 전국을 무대로 고급 전원주택만 털며 십억원대의 금품을 턴 빈집털이 일당이 담배꽁초 하나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011년 5월부터 작년 2월까지 부산, 경남 김해·울산, 경기 용인·성남 등에서 총 36차례 고급 전원주택만 골라 12억1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턴 혐의(특수강도·강도상해·특수절도)로 김모(47)씨와 박모(46)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함께 범행한 이모(47)씨는 지난해 4월 홀로 빈집을 털다 붙잡혀 실형을 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고급 전원주택에 부유층 노부부들이 많이 살아 귀금품이 많고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주요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출·퇴근시간을 확인하고서 사람이 없는 시간을 골라 집에 침입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전원주택 단지 주민들의 의심을 피하려고 고급 외제 대포차를 이용해 이동하고 범행 당일에는 차량을 먼 곳에 세워놓고 등산복을 입고 야산을 넘어 침입하기도 했다. 주민의 눈에 띄어도 평범한 등산객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보안 장비가 설치된 집은 주민이 외출한 상태이면 장비가 켜져 있다는 것을 알고 들어가지 않고 사람이 있을 때만 골라 들어가 강도를 저질렀다. 집에 CCTV가 설치돼있으면 본체를 뜯어가 추적을 피했다.


 2012년 10월 30일 오전 7시께에는 용인 수지구 정모(69·여)씨의 전원주택에 들어가 부엌칼로 정씨 등을 위협해 2억5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다.


 이들의 범죄수익 12억1천만원 중 강도행각으로 빼앗은 돈은 7억500만원에 달했다.


 이들은 훔친 귀금속 가운데 경찰 추적의 빌미를 내줄 수 있는 명품 시계나 반지등은 홍콩으로 건너가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경륜장 등지에서 수집한 담배꽁초를 범행 장소에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김씨가 버린 담배꽁초 하나 때문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 기장의 한 전원주택을 턴 뒤 도주하다가 범행에 쓰인 물품을 야산에서 태웠는데 여기서 김씨가 버린 담배꽁초가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담배꽁초에 남은 DNA를 통해 김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그리고 4년에 걸쳐 수집된 수사기록을 바탕으로 김씨를 취조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고급 전원주택 주민은 고가의 귀금속과 현금을 자택 금고에 넣어두기보다 은행에 맡기는 게 피해를 최대한 예방하는 길"이라고 조언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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