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산업의 活路, 세계화 .9·<끝>] 미래먹거리산업 ‘이것’이 필요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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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08   |  발행일 2015-12-08 제19면   |  수정 2015-12-08
차세대 성장동력 전기車·로봇 분야 글로벌기업·인재 육성 급하다

대구는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의 답을 ‘세계화’에서 찾고 있다. 내수 위주로 짜여 있는 단순 제조업 형태의 기존 산업 구조로는 앞날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권영진 대구시장이 유럽을 돌며 세일즈 외교를 펼친 것도 그 이유다.

권 시장은 이번 유럽 순방에서 르노(Renault)와 다쏘(Dassault), 발레오(Valeo), 보쉬(Bosch), 쿠카(KUKA) 등 미래형 자동차와 로봇 분야의 글로벌 선두 기업들과 대구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협력을 이끌어냈다. 대구는 이제 전기자동차와 지능형자동차, 로봇 등을 신성장동력 엔진으로 장착하고, 새시대를 향한 힘찬 시동을 걸고 있다.

◆ 대구 ‘전기·지능형 자동차’ 선두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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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이 르노자동차가 개발한 전기차 ‘트위지(TWIZY)’를 시승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대구시는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에 있는 르노자동차그룹 본사 회의실에서 전기차 보급과 관련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르노는 이번 협약을 통해 대구지역에 전기차 관련 인프라 구축을 적극 지원하고, 지역 차 부품 기업 및 협력 업체의 생산제품 사용에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또한 대구시는 르노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가 생산·판매하는 전기택시 등 전기차를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양측은 지능형 자동차 분야의 기술혁신 과제 발굴은 물론 자동차산업의 육성·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구시는 2020년까지 전기차 2천대를 확보한다는 방침 아래 내년에 우선 200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특히 대구시는 향후 르노의 전기차 생산공장 유치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현재 조성 중인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전기차 생산기반 시설을 끌어들여와 미래 먹거리 창출에 적극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대구시, 내년에 전기차 200대 보급
국가산단에 생산 기반시설 유치 등
佛 르노차와 인프라 구축 상호 협력

세계적 로봇기업 獨 ‘쿠카’와 협약
대구 로봇진흥원에 사무소도 개소
市, 제조시설 건립에 전폭지원 협조

미래 먹거리산업 官 주도로는 한계
기업들과 협력 관계 구축해야 효과


대구시는 르노의 생산기지 유치에 발판이 될 전기차 수요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시는 우선 공공기관에 전기차를 공급하고, 내년에는 전기택시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에는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과 대구에 전기화물차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대구시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무인 전기차 개발을 위한 ‘C(Creative)-Auto’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자동차부품연구원, 르노, 다쏘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 로봇·뿌리산업·신재생에너지 육성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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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제조용 다관절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공>

대구시는 전세계적으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로봇 산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0월 유럽 방문에서 세계적인 산업 및 의료용 로봇 전문기업인 독일 쿠카(KUKA)와도 투자협력 MOU를 맺었다. 이 회사는 최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대구사무소를 개소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쿠카는 지역 인재 고용 및 제조시설 건립을 적극 검토하고, 지역의 로봇산업 분야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쿠카의 로봇 제조시설 건립에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 협조를 약속했다.

쿠카의 프랭크 페트롤리 부사장은 “대구에는 많은 강소기업이 있고,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지역 업체들과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며 “대구가 대한민국 로봇산업 클러스터로서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말했다.

대구에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북구 노원동 일대 부지 1만2천91㎡ 규모로 로봇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됐다. 여기에는 로봇 관련 기업 입주시설로 로봇혁신센터와 기업의 로봇 신제품 개발 및 제작을 돕는 로봇협동화팩토리가 들어섰다. 향후 지역 로봇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구시는 지역의 주력산업이자 제조업의 근간인 기계·금속 및 뿌리산업 분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뿌리산업 중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금형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3년부터 ‘금형산업 글로벌 역량강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구기계부품연구원과 10여개의 금형업체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금형 컨소시엄’도 꾸렸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뿌리기술지원센터도 조만간 설립된다. 센터는 각종 시제품 제작 장비 및 전문인력을 갖추고 뿌리기업의 기술 애로를 해소하는 역할을 맡는다. 제조업에 필수적인 절삭공구 산업 육성을 위해 첨단공구산업기술지원센터도 설립한다. 이밖에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미래 먹거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 강소기업 육성·인재 양성 필요

이제 대구시는 전기자동차와 지능형 자동차, 로봇, 신재생에너지를 필두로 한 미래 먹거리 산업의 커다란 밑그림을 완성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 우선 지역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관 주도로만은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각 분야의 강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히든챔피언’ 기업을 무려 1천300개나 보유하고 있다. 이런 히든챔피언 기업의 기술력과 산업기반이 결합돼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의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독일기계설비공업협회(VDMA)의 아시아 지역 대외무역 담당 매니저 올리버 박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를 갖춰야 미래 먹거리 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 산업의 발전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체계적인 인력양성 체계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기계·금속과 뿌리산업은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산업이지만 현장에서는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다행히 대구는 마이스터고와 전문대학, 대학 등 교육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인력 양성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지역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지원책도 강화해야 한다.

대구시 권성도 기계자동차과장은 “전기자동차와 지능형자동차, 로봇산업, 뿌리산업 육성은 대구 산업의 구조개편과 고도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대구가 미래형 첨단산업의 중심도시가 될 수 있도록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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