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세상보기] 예비 귀농인, 적은 수입에 대비하고 몸에 맞는 작물 선택해야

  • 남해길 시민
  • |
  • 입력 2016-02-03   |  발행일 2016-02-03 제14면   |  수정 2016-02-03
[시민기자 세상보기] 예비 귀농인, 적은 수입에 대비하고 몸에 맞는 작물 선택해야

잠잠해질 만하면 언론에서 귀농에 관한 기획기사나 정보가 쏟아진다. 도시에서의 삶이 그만큼 팍팍해지고 있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귀농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그 ‘철저히 준비함’의 실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는다. 귀농준비를 잘했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첫째, 적은 수입으로 살아갈 마음의 준비가 됐음을 말한다. 아직 귀농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베이비부머의 경우 현재 수입에서 많게는 반 토막, 적어도 20~30% 정도 줄어드는 것을 감수해야 된다. 엄밀히 말하면 소비수준을 낮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도시생활은 대략 품위유지를 위한 비용이나 회식, 또는 문화생활을 위한 지출 등 농촌생활의 관점에서 보면 다소 불필요한 비용지출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준비가 되지 않으면 농촌생활에 대해 쉽게 낙담할 수밖에 없다.

둘째, 직장 또는 사업에서 퇴직하는 시기와 농업에서 나오는 수입의 시기를 일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가을을 수확의 계절이라고 말하지만 초기에 거둬들이는 작물의 경우 대부분 고소득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과수나 특용작물의 경우 적어도 3~4년을 기다려야 소득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이 발생한다. 이 시기 동안 살아갈 자금을 준비해야 한다.

셋째, 작물의 선택에 대해 확신을 가져야 한다. 예비 귀농인은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해 오히려 어떤 작물을 선택해야 될지 쉽사리 결정하지 못한다. 먼저 귀농한 사람이 말하는 ‘소득’이라는 것이 실상은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들어야 한다. 특히 지금까지 살아온 라이프스타일에서 농업인으로 체질을 바꿀 때 내 몸이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는가도 작물선택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넷째, 농지를 구했다는 의미다. 농지를 구했다면 이미 절반의 시작을 한 셈이다. 많은 예비 귀농인이 농촌 땅값을 우습게 봤다가 귀농에 적잖은 애로를 겪는다. 반드시 토지를 구입해야만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적은 비용으로 귀농할 수 있는 ‘임차’라는 방법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아무튼 농지를 구하는 일은 귀농의 절반이다. 농촌의 현실은 아무나에게 토지소유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귀농은 이런 준비가 온전히 된 사람들에게서만 가능하다. 환상에서 벗어나 다시 한 번 철저하게 준비해야 희망하는 형태의 정착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남해길 시민기자 nhk67@korea.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