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1번지 생생스토리] 대구 칠곡중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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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02 07:47  |  수정 2016-05-02 07:47  |  발행일 2016-05-02 제16면
‘중국어 교육’ 맞춤형 방과후수업에 中현지 학교와도 교류
[공교육 1번지 생생스토리] 대구 칠곡중
대구 칠곡중이 진행중인 ‘등굣길 중국어 한마디’ 프로그램. 학생들이 학교 입구에 설치된 중국어 회화 문구를 읽으며 등교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칠곡중은 ‘중국어 교육’으로 떠오르는 학교다. 방과후수업을 비롯해 교육과정에 중국어를 접목하고 중국 현지 학교와 교류를 통해 학생들에게 넓은 안목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 들어 중국어로 제2외국어 바꿔
중국어 강좌 3개→5개로 늘릴 예정
3년간 교육과정 지속적 노출 추진
中문화 체험에 인성함양에도 도움

◆수요자 맞춤 선택형 방과후학교 운영

칠곡중은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개설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9일 칠곡중에 따르면 지난해 15개(교과 6개, 특기적성 9개)였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올해 42개(교과 20개, 특기적성 22개)로 대폭 늘었다. 강사는 칠곡중 교사를 비롯해 지역 전문가, 학부모, 인근 학교에서 잘 가르치기로 소문난 교사까지 확보했다.

수업이 다양해지고 강사의 질이 확보되면서 학생들의 참여율도 덩달아 올라갔다. 지난해 70%였던 참여율이 올 들어 전원(전교생 502명)으로 늘어난 것. 2개 이상 신청한 학생이 생겨나면서 누적 참여율도 135%를 상회하고 있다.

장민수군(1학년)은 “중국어와 영어회화 등 4개의 방과후학교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학교에서 공부뿐만 아니라 운동이나 취미활동까지 익힐 수 있어 즐겁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동호 칠곡중 교장은 “수요자인 학생들 입장에서 진로와 적성을 고려한 맞춤형 방과후학교 수업을 준비하면서 학생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과정과 연계한 다양한 중국어 교육

중국어반은 칠곡중의 대표 방과후 수업이다. 김 교장은 ‘세계와 소통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경영 마인드를 학교 비전으로 설정하고, 학생들에게 영어와 함께 중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 교장은 “학생들이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통로는 많지만 중국어는 그렇지 못했다. 방과후학교에 수업을 개설해 학교에서 체계적인 중국어교육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칠곡중은 중국어 교육의 청사진을 차근차근 그려나가고 있다. 학기 시작 전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중국어 수업 희망 설문조사를 해 결과를 교육과정에 그대로 반영했다. 지난해까지 제2외국어였던 일본어를 중국어로 바꿨다. 1학년 자유학기제 선택 프로그램, 2학년 교과 편성, 3학년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중국어교육이 이뤄지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방과후학교 중국어반을 신설해 중국 현지 학교와 국제교류도 성사됐다. 지난 3월4일 중국 청두시에 있는 쌍경중학교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오는 7월쯤 중국 학생들이 칠곡중을 방문하기로 한 것이다. 또 10월에는 칠곡중 학생 30여명이 쌍경중을 찾아 서로 교류하는 시간을 갖는다.

중국 현지 학교와의 교류 소식이 알려지면서 방과후학교의 중국어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중국어반 수업에 적극 참여한 학생을 대상으로 중국 국제교류에 우선 참여할 기회를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중국어반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이번 학기에 방과후학교 중국어반은 하오팅중국어, 하오하오중국어, 요우이중국어 등 3개 반이 운영 중이다. 2학기부터 심화반과 주말반도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중국어 교육 통해 살아나는 공교육의 힘

중국어 교육의 목표는 중학교 3년 동안 고급과정을 마스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어 방과후학교 수업을 비롯해 중국어 교육과정과 자유학기제,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활동 등 모든 영역에서 중국어를 도입해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중국어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대구시교육청이 주관하는 ‘2016년 교육국제화특구 글로벌 동아리 공모’에서 칠곡중의 ‘중국어 문화 체험 동아리’가 선정돼 예산 지원까지 받게 됐다.

안보라 교사(중국어문화체험동아리 담당)는 “공자아카데미 문화체험(4·9월), 대구 화교 중화문화축제 참가(10월)와 같은 체험활동과 중국 영화감상, 2016 유네스코 CCAP(Cross Cultural Awareness Programme·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 수업을 통해 중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문화 교류를 통한 인성 함양도 함께 이뤄지게 하고 있다”면서 “교육과정과 연계된 학생들의 활동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고스란히 담으면 외국어 관련 특목고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도 큰 힘이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방자윤 학부모회장은 “아이의 장래를 위해 중국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막막했는데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다른 학교보다 빨리 아이들의 진로를 위해 체계적인 중국어 수업을 마련해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칠곡중은 60년 전통이 있지만 칠곡지구의 다른 학교에 비해 교육여건이 열악했다. 그래서 학교와 학생의 변화가 필요했고 중국어를 적극 활용했다. 학교장이 기획을 한다면 다음은 정책구상이고 실현인데, 중국 현지 경험이 있는 교감이 방과후와 교육과정을 연계하는 계획을 마련했고, 방과후학교 부장이 실행에 옮겼다”면서 “공교육을 살리려면 이처럼 교장을 비롯해 교감과 담당 교사의 역할이 더해져야 가능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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