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만명 거대 시장 선점 발판…건설·철강 ‘제2 중동붐’ 가시화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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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03   |  발행일 2016-05-03 제2면   |  수정 201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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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에빈 호텔에서 열린 한-이란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무역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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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길목 중동 최대 신흥시장
철도·가스전 사업 계약 가시화
포스코, 사업 수주 선점 가능성

車부품·화장품·의료분야 호재
“대구·경북 공동 마케팅 필요”


박근혜 대통령이 대기업(38개사), 중소·중견기업(146개사), 공공기관·단체(50개), 병원(2개) 관계자 등 236명으로 구성된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지난 1일부터 2박4일 일정으로 이란을 국빈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1월 국제사회의 대(對) 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후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이란이라는 신시장에서 ‘제2의 중동붐’을 모색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인구 8천만명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이란은 세계 4위의 원유 매장량과 세계 2위의 천연가스 매장량, 아시아와 중동·유럽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이점 등을 갖고 있어 최대 신흥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내수부진과 수출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조원대의 건설시장 열려

2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이란은 경제제재 해제로 매년 1천500억~2천억달러에 달하는 신규 건설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돼 중동 최대 건설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정부는 이미 2020년까지 약 1천850억달러(약 211조원)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를 발주하겠다고 지난해 10월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가시적 성과가 예상되는 공사만 130억달러(약 14조8천억원)에 달한다. 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이란 아와즈와 이스파한을 잇는 541㎞ 구간의 철도건설공사 가계약을 앞두고 있다. 공사비는 53억달러(약 6조330억원)로 추정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약 36억달러(4조1천억원) 규모의 ‘사우스파(South Pars) 12단계 확장 공사’에 대한 기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는 단일 기준 세계 최대 매장량을 가진 가스전인 사우스파 지역에 가스 정제 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현대건설과 포스코대우는 이란 보건부가 발주한 5억달러 규모의 시라즈 의대 병원 건설 공사 수주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철강업계에 ‘단비’

이 같은 대형 건설 프로젝트들로 인해 철강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철강업체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지난해 9월 포스코와 이란 철강사인 PKP사가 연산 160만t 규모의 파이넥스(FINEX)와 압축연속주조압연설비(CEM) 기술수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란 차바하 경제자유구역에 일관제철소를 짓기로 했다. 이어 지난 2월에 MOU단계보다 한층 진척된 합의각서(MOA)를 맺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과를 거둘 경우 포스코가 현지 제철소 건립 프로젝트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자국 철강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남부 연안지역에 추가적으로 총 2천만t 규모 제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포스코의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현대제철, 세아제강 등 지난해까지 경제제재로 이란 수출을 못했던 업체도 이란 수출길 모색에 나섰고, 하이스틸 등 중소 업체도 이란 수출 물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수출 유망업종으로 한국무역협회는 자동차,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식료품, 무선통신기기, 의료기기, 화장품 등을 꼽았다.

◆대구·경북 경제에도 ‘호재’

이란 시장은 대구·경북지역 경제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이란 경제제재 해제로 대구 1억8천만달러(약 2천106억원), 경북 14억2천만달러(약 1조6천억원)의 수출 증가를 예상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자동차 부품, 기계, 의료기기 등을 이란에 진출할 유망 분야로 선정하고, 이란에서 열리는 ‘제19회 국제의료기기박람회’(5월15∼18일)와 ‘테헤란자동차부품전’(12월14∼17일)에 지역 강소기업을 참가시켜 시장 개척에 나서기로 했다. 경북도 역시 오는 9월 이란에서 열리는 섬유·기계전시회에 지역 업체들을 파견하고, 진출하려는 업체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역경제계에서는 좀 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경북 지자체의 국제통상 부서를 중심으로 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이란시장 진출 전략을 마련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임규채 대경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은 “업체별로 지원하면 업종이 중복돼 비효율적이다. 이란뿐만 아니라 지역 업체의 해외 진출시 대구·경북이 공동으로 업종별 지원을 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도록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며 “지역기업의 이란 진출과 관련해서는 믹서 같은 소형 가전 제품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이란과 교역확대시 지역 경제도 활기
지역 수출 증가액(전망)
대구 1억8천만달러 (약 2천106억원)
경북 14억2천만달러 (약 1조6천억원)
   <자료: 대구경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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