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제품’ 불매운동에도 배짱 판촉·판매

  • 최보규,박관영
  • |
  • 입력 2016-05-05 07:37  |  수정 2016-05-05 09:51  |  발행일 2016-05-05 제10면
북구 홈플러스 대구점 ‘빈축’
일부제품 매대 할인가에 내놔
환경운동연합, 판매중단 촉구
20160505
대구 시민단체와 소비자단체 회원들이 4일 오전 홈플러스 대구점 앞에서 ‘옥시 규탄 및 불매운동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의 국내사업 철수와 옥시제품 판매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20160505
홈플러스 대구점 한 진열대에 옥시제품인 ‘데톨’ 비누가 진열돼 있다. 최보규기자 choi@yeongnam.com

가습기 살균제 최다 가해자인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의 한 대형마트가 옥시제품을 버젓이 ‘황금 매대’에 진열·할인판매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4일 오전 11시30분쯤 대구 북구 홈플러스 대구점 한 진열대 끝에 옥시제품인 ‘데톨’ 비누가 진열돼 있었다. 그것도 가장 잘 팔리는 곳으로 알려진 ‘황금 매대’ 엔드캡(end cap)에 놓여 있었다. 엔드캡은 소비자들의 주동선에 인접한 진열대로, 이곳에 놓인 상품은 다른 상품에 비해 3배 이상 매출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해당 상품은 기획행사로 할인가에 판매되고 있었다. 옥시제품에 대한 불매 움직임과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바로 옆에는 또 다른 옥시 제품인 ‘숄’의 각질제거기가 진열돼 있었다.

옥시에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해 엔드캡에서 옥시제품을 철수하거나 판촉할인행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타 대형마트의 방침과는 사뭇 달랐다.

이에 대해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판촉행사까지 열며 옥시제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마트가 기업 윤리를 져버리는 행위다. 이런 행태가 계속 이어질 경우 1인 시위 등의 항의행동을 전개해 판매를 중단하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측은 진열 과정에서 생긴 실수라고 해명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월요일부터 행사제품에서 옥시를 제외하라는 방침을 각 지점에 전달했다. 엔드캡에서도 빼라고 전했다”면서 “하지만 진열 과정에서 점포 상황에 따라 일부 제품을 철수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잘못이며, 4일 안으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소비자연맹,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31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이날 오전 대구 북구 홈플러스 대구점 앞에서 불매운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 모니터링을 통해 옥시제품 할인행사 등을 수시 조사하고, 지속적으로 불매운동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다. 대구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옥시의 적극적인 손해배상과 함께 국내사업 자진철수를 촉구했다.

최보규기자 choi@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관영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