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태 원장의 한의학칼럼] 맥만 보면 다 알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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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8 07:57  |  수정 2016-06-28 07:57  |  발행일 2016-06-28 제21면
[이상태 원장의 한의학칼럼] 맥만 보면 다 알 수 있나요
(대경한의원)

필자는 약을 처방할 땐 물론이고 침을 놓을 때도 진맥을 한다. 진맥을 하고 있으면 환자들이 바로 질문을 한다. 몸이 어떤가요? 조금 오래 잡고 있으면 더 걱정스러운지 묻는다. 많이 안 좋나요?

손목에서 하는 진맥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심장의 박동수와 박동력 이외에도 오장육부의 정보들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맥만으로 성급히 판단하진 않는다. 사진(四診)의 종합적 정보를 통한 진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의 전통적인 진단법에 망문문절(望聞問切)이 있다. 즉 보고 듣고 묻고 만져서 진단을 하는 것이다.

첫째, 망진은 바라보는 것이다.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올 때부터의 행동이나 걸음걸이와 자세, 시선 등을 살펴서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혀를 살펴보는 설진도 망진의 하나로서 중요하다.

망진에 춘추전국시대의 명의 편작(扁鵲)과 제나라 군주인 제환공의 일화가 있다.

편작이 제나라로 와서 4번이나 알현하여 얼굴을 보고는 치료하지 않으면 병이 깊어진다고 경고를 하였건만, 제환공은 도리어 의사가 공을 세우기를 좋아하여 병이 없는데 병이 있다고 한다며 화를 냈다.

며칠 뒤에 편작이 제환공의 안색을 보고는 물러나 다시는 오지 않았고, 얼마 뒤 제환공이 병이 들어 편작을 찾았을 때는 이미 다른 나라도 떠난 뒤였다.

시간을 놓쳐 병이 치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을 알고 떠난 것이었다.

둘째, 문진은 듣는 것이다. 목소리가 큰지 작은지, 부드러운지 거친지, 가래소리가 나는지, 냄새가 나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청진기를 들고 하는 진찰도 여기 해당된다.

셋째, 문진은 묻는 것이다. 병의 발병동기와 진행과정, 환자의 자각증상과 생활습관, 직업, 가족력 등을 물어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넷째, 절진은 의사가 환자의 몸을 만져보거나 눌러보면서 진찰하는 것으로 맥진과 복진과 아울러 경락과 근육이나 관절, 뼈를 만져보는 것도 해당된다.

이러한 네 가지 진단법을 통한 종합적인 판단 후에 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치료법을 설정할 수 있다.

물론 이건 사람이 직접 진찰할 때의 진단방법이다. 현대 과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환자의 몸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다양한 진단 기계의 도움을 받는다면, 당연히 정확한 진단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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