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경찰-男학교, 女경찰-女학교 ‘운용 묘’ 살린 대구 스쿨폴리스

  • 이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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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30 07:30  |  수정 2016-06-30 07:30  |  발행일 2016-06-30 제8면
2012년부터 같은 성별로 배치
학생과 부적절 접촉 사전 차단
男경찰-男학교, 女경찰-女학교 ‘운용 묘’ 살린 대구 스쿨폴리스
스쿨폴리스와 학교 관계자가 학교 폭력 예방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구 달서경찰서 제공>

지난 28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효성여고 정문. 달서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인 이현숙 경사(여·35)가 학생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 경사는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학교전담경찰관의 부적절한 처신 때문에 부담감이 적잖다고 토로했다.

그는 “학교전담경찰관은 업무 특성상 불가피하게 학생 개인과 긴밀한 접촉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성별에 따라 남·여 학교를 구분해 담당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같은 원칙이 세워졌다면 부산 사건과 같은 일은 미연에 방지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실제 달서경찰서는 학교전담경찰관 5명이 성별에 따라 학교를 전담하고 있다. 남자학교는 남성경찰이, 여자학교는 여성경찰이 담당하고 있는 것. 남녀공학의 경우는 공동 관리 대상이다. 만약 여학생이 가출 등으로 상담을 원하면 여성 스쿨폴리스가, 남학생이면 남성 스쿨폴리스가 접촉하는 식이다.

대구지역 다른 경찰서 역시 남·여 학교전담경찰관을 유연하게 배치해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따라 대구에선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학교전담경찰관에 의해 저절러진 불미스러운 일은 단 한 건도 없다.

일각에선 학교전담경찰관 선발 방식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낸다. 경찰서별 인력 사정에 따라 면담을 통해 전담경찰관을 뽑다 보니 전문성 등 자질을 제대로 검증할 수 없다는 것. 또 전문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심리상담 등 청소년 대상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청은 지난해 공개 채용을 통해 청소년 교육과 상담 심리 등을 전공하거나 자격증을 갖춘 80명의 인력을 충원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채로 뽑힌 이들 중 대구지역에는 동부경찰서와 성서·달성경찰서 각각 1명씩 모두 3명이 배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전담경찰관 대부분이 장시간 근무나 주말 및 야간 현장 행사, 시간 외 근무 수당 등을 감수하고 상담과 진로 지도에 열정을 쏟고 있다”면서 “그 동안 나타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교육당국, 경찰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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