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취임 1주년 맞은 주낙영 지방행정연수원장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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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25 08:12  |  수정 2016-08-25 08:57  |  발행일 2016-08-25 제29면
“신공항·사드, 지역민과 진지한 협의·소통 우선 했어야”
20160825
지난 19일 전북 완주군의 지방행정연수원에서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한 주낙영 연수원장은 정부가 지방을 동등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지역과 비전을 공유할 때만이 국가의 힘이 커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지역 발전·비전 등 공유 했다면
큰 저항 불러오지는 않았을 것
국가경영, 지방분권·분산 필요”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면 지방은 군말없이 수용했던 종래의 패턴은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영남권 신공항이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처럼 지역과의 활발한 소통없이 우는 아이 사탕 주듯 배상·보상만 하려고 해서는 더 큰 저항에 부딪힐 뿐입니다. ”

지난 19일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지방행정연수원에서 취임 1주년을 맞은 주낙영 연수원장을 만났다. 행정자치부 소속 기관인 지방행정연수원은 5급 이상 지방핵심 간부공무원을 양성하는 기관이다. 5급 사무관에 승진하면 반드시 연수원에 와서 6주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연수원에서는 현재 연간 7천여명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개도국에서 온 외국 공무원 300여명도 교육을 받고 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약 2년4개월간 경북도 부지사를 지내기도 한 주 원장은 이젠 정부가 지역을 동등한 파트너로 인식함으로써 투명한 정책 결정과 집행으로 지역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국가적 사안도 지방과 무관한 것이 없고, 지방정치의 역동성이 작용하는 만큼 중앙 관료들은 늘 지방의 이해를 염두에 두면서 고민하고 접근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 원장은 영남권 신공항의 사실상 무산, 사드의 성주 배치 등 최근 있었던 일련의 정부 정책 결정에 대해 “국가적으로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인 만큼 정부의 고민이 무척 컸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자치단체장이나 지역 국회의원 등 지역 여론주도층 인사들과 사전에 긴밀하고 진지한 협의와 소통이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를 통해 정부가 지역민에게 지역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공유했다면, 이처럼 큰 저항을 불러오진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 정책의 수용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전 중앙관료에게 지방자치개론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 원장은 국가 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꿔 지방분권, 분산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토를 도시와 농·어촌으로 구분할 게 아니라 나라 전체를 하나의 도시국가로 보고 기능을 적절히 분산시키면 국토를 균형적이고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중앙정부가 지자체로 권한과 책임을 분산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치, 경제 등 모든 기능이 한 곳에 집중된 수도권 일극화를 방치하면 머지않아 큰 국가적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장은 또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란 발언과 미래창조과학부 고위 공무원의 성매매 등 공무원들의 잇단 일탈행위와 관련해 공무원 인성 교육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는 “공무원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국민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이 요구된다. 따라서 연수원에서는 투철한 국가관과 사명감, 봉사정신과 청렴성 제고를 위한 기본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채용과정에서도 시험성적뿐 아니라 인성이나 봉사정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고, 공직 충원의 경로도 고시뿐 아니라 민간경력자도 더 많이 채용될 수 있도록 그 경로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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