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바다루어낚시 종합선물세트’ 외연도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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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3   |  발행일 2016-09-23 제38면   |  수정 2016-09-23
多어종의 ‘황금어장’…팔팔한 눈맛·손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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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빗줄기 속에서 강종식씨가 이날의 최대어인 89㎝ 농어를 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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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열도 새여에서 80㎝급 부시리를 낚아낸 최효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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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에서 최효범, 박승규, 정광조씨가 동시에 농어를 걸었다.


“서해권에서 외연도만큼 하루에 여러 어종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곳은 드물 겁니다.”

안면도 영목항 루비나호 김선민 선장은 자신의 주요 출조지인 외연도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어청도와 함께 충청도 쪽 서해에서는 원도권에 속하는 외연도는 일반적인 서해의 이미지와는 다르다. 남해 쪽의 원도권과 비슷한 복잡한 구조의 암반으로 이루어진 수중 지형과 맑은 물, 그리고 따뜻한 수온 등 천혜의 여건을 갖춘 선상 루어낚시 출조지다. 가장 대중적인 어종인 광어와 우럭은 물론이고, 참돔 러버지깅과 슬로지깅, 농어 캐스팅 게임, 부시리 지깅과 포핑도 가능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무늬오징어 에깅도 가능성이 확인됐다.

영목항서 남서쪽으로 37㎞에 위치
서해 원도권으로 수중 지형 다양해
광어·우럭 기본…농어·부시리까지


정오까지 5시간여 알부시리만 잔뜩
바위섬 새여…드디어 농어 마수걸이
한번 터지자 60∼70㎝ 입질 소나기


◆‘한 방 반전’의 농어 캐스팅 게임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근해처럼 뻘물이 일지 않습니다. 조류 소통이 좋으면서 수중 지형이 다양해서 서해의 대표 어종인 광어, 우럭은 물론 농어, 부시리, 게다가 최근 발견된 무늬오징어까지 두루 낚을 수 있습니다.”

김선민 선장의 외연도 자랑이 이어진다. 그러는 동안 오전 6시에 영목항을 떠난 루비나호는 남서쪽으로 37㎞ 떨어진 외연도 본섬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외연도 본섬의 동편 갯바위 앞에서 농어 탐색을 시작했다. 그런데 꾼들이 던진 미노(minnow)를 먼저 반긴 것은 40~50㎝ ‘알부시리’였다. 다음 포인트에서도, 또 그다음 포인트에서도 알부시리 성화는 계속됐다. 온 외연도가 알부시리 천지였다.

“부시리가 이렇게 날뛰면 농어가 숨어버리는데….”

김선민 선장이 염려 섞인 한마디를 한다. 그리고 그 염려는 맞아떨어졌다. 동이 터서 해가 중천에 오를 때까지 5시간 동안 오로지 부시리, 그것도 50㎝를 넘지 않는 알부시리만 잔뜩 낚였다.

루비나호는 외연도 본섬에서 오도를 훑고 횡견도를 한 바퀴 돌았다. 오후에는 외연열도에서 가장 외곽에 있는 황도를 탐색하기로 했는데, 횡견도에서 황도로 향하는 길에 조그만 바위섬이 두어 군데 있다. 그 바위섬 중 두 번째로 들른 새여에서 마침내 첫 농어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삼각형으로 뾰족하게 솟은 새여는 세모꼴의 날카로운 바위 능선이 죽 바닥까지 이어져 있다. 바로 여기에 농어가 붙는다. 이날은 외연도 본섬 주위를 알부시리가 차지하고 있었지만 5시간이 넘게 돌아다닌 끝에 마침내 알부시리 성화가 없는 곳을 찾아낸 것이다.

일단 포인트를 찾으니 입질은 소나기다. 동시에 3명이 히트했고, 60~70㎝ 사이를 오가는 우람한 농어가 모습을 드러낸다. 마수걸이에 성공한 꾼들도, 김선민 선장도 한결 홀가분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70㎝에 육박하는 농어로 첫 손맛을 진하게 본 강종식씨가 웃음을 터뜨리며 한 마디를 털어놓는다.

“역시 농어 낚시는 한 번 입질이 터지면 한 방에 역전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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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조씨가 씨알 굵은 부시리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그야말로 짜릿한 ‘몸맛’.
◆대부시리, 그리고 황도에서 89㎝ 농어

새여에서 마침내 쏟아지는 농어 입질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쏴아~’ 하는 물보라 소리가 사방에서 들린다.

“부시리 피딩! 부시리 피딩이다~! 포핑! 빨리!”

사방을 둘러보니 낚싯배 사방을 베이트피시의 라이징이 둘러싸고 있었다. 시원한 물보라 소리와 함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루비나호는 난리가 났다. 꾼들은 황급히 미노를 거두고 미리 준비해 둔 포핑 장비로 바꾸는가 하면, 그럴 겨를도 없이 바로 농어용 미노를 피딩 지점을 향해 캐스팅하는 꾼도 있었다.

시원한 피딩의 주인공은 역시 80㎝급 부시리였다. 이 정도 씨알이면 손맛을 느끼기에 전혀 부족함 없는 씨알. 농어대로도 제압이 가능하다. 식탐에 사로잡힌 부시리는 회수 도중인 미노를 수면 위로 뛰어올라 덮쳤다. 그야말로 눈맛, 손맛, 몸맛이다.

부시리 덕에 한껏 달아오른 꾼들은 다음 포인트로 이동을 재촉했다. 여름 농어 루어낚시는 빨리 치고 빠지는 낚시다. 한 포인트에서 한 차례 랜딩하면 입질이 끊긴다. 바로 빠져서 다음 포인트로 이동해야 한다.

정오 무렵 마침내 최종 목적지인 황도에 도착했다. 외연열도에서 가장 서쪽 끝에 있는 황도는 외연열도의 많은 섬 중 가장 물색이 맑고 수온이 안정적이다. 외연도권으로 오는 선상 낚싯배들은 반드시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 이날도 황도의 명성은 명불허전이었다. 루비나호는 오후 내내 황도를 천천히 돌며 농어 포인트를 샅샅이 탐색했다. 이날 최대어인 89㎝짜리 농어도 황도에서 낚였다. ‘더블 히트’는 기본. 동시에 4명이 농어를 걸어서 난리가 나기도 했다. 캐스팅 게임을 하는 틈틈이 에깅으로 무늬오징어 손맛도 봤고, 다운샷과 슬로지깅도 즐길 수 있었다.

손맛에 취한 꾼들은 보통 낚싯배가 철수하는 오후 3시가 지나서도 낚시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결국 루비나호는 일몰 시간이 다 되어서야 영목항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꽝’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조용했던 오전을 보내고 한 방에 소나기 입질이 들어오면서 마치 파도가 들이치듯 여러 어종이 휩쓸고 지나가는 다이내믹함. 외연도 선상 루어낚시의 재미를 가감 없이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다.

출조문의: 안면도 영목항 루비나호 010-5514-1317 월간낚시21 기자·penandpow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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