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하루전 지하수 49㎝ 급상승…수위로 지진 예측 가능”

  • 입력 2016-09-27 07:17  |  수정 2016-09-27 09:10  |  발행일 2016-09-27 제4면
정상용 부경대교수 이색 주장
20160927
정상용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가 지난 12일과 19일 경주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기 1∼2일 전 주변 지하수 수위가 급격하게 상승한 것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진앙지 지하수 관측 자료 분석
“11∼12일, 16∼17일 변화 커
분·초 단위로 세분화해 활용”


지난 12일과 19일 경주에서 규모 5.8을 비롯한 대형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기 1∼2일 전 주변 지하수 수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어 향후 지진 예측에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상용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경주시 산내면에 있는 지하수 관측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1∼12일과 16∼17일 수위가 평소보다 크게 상승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관측소는 전국에 있는 300여개 관측소 가운데 진앙인 경주시 내남면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다. 관측자료에 따르면 지진발생 하루 전인 지난 11일 지표면에서 179㎝ 아래에 있던 암반 지하수가 12일에는 130㎝ 지점까지 올라왔다. 하루 사이에 수위가 49㎝ 상승한 것이다. 12일 이곳에 내린 비의 양은 14㎜에 불과했다. 같은 관측소에서 강수량 90.5㎜를 기록한 지난 3일에 상승한 수위(38㎝)를 초과했다.

12일 오후 7시44분 경주 남남서쪽 8.2㎞에서 규모 5.1 전진이 일어난 뒤, 오후 8시33분에는 그보다 남쪽인 남남서쪽 8.7㎞에서 규모 5.8 본진이 일어났다. 이 여파로 13일 수위는 지표면 아래 91㎝ 지점까지 올라갔고, 16일 지표면 아래 81㎝ 지점까지 올라가는 등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어 강수량이 25.6㎜에 그친 17일에는 수위가 갑자기 지표면 아래 40㎝ 지점까지 무려 39㎝ 올라갔고, 비가 내리지 않은 18일에도 지표면 아래 38㎝ 지점으로 상승했다. 수위 상승 다음날인 19일 오후 8시33분께 경주 남남서쪽 11㎞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수위는 지표면 아래 31㎝ 지점까지 상승했다.

이후 수위는 큰 변화 없이 미세하게 내려가 23일에는 지표면 아래 36㎝ 지점에 머물렀다. 정상용 교수는 “규모 4.5 이상의 지진에만 영향을 받았고, 그 사이에 있었던 작은 규모의 여진에는 파장이 없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강한 지진에 앞서 지하수 수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잇따라 나타난 만큼 지진예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하려면 현재 1시간 단위로 하는 측정을 분 단위 또는 초 단위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진앙이 점차 남남서쪽으로 이동하는 만큼 단층대를 따라 지하수 관측소를 추가로 설치하고, 특히 원전 밀집지역에는 관측소를 반드시 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세영 부산대 지질학과 교수는 “미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는 지진이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오래전부터 있었다"면서 “지하수 수위로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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