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수용한 슈틸리케 감독…곽태휘 등 K리거 8명 승선

울리 슈틸리케 월드컵축구 대표팀 감독이 23명의 대표팀 명단 중 8명을 K리그 선수로 채웠다.

대한축구협회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발표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와 이란전 대표 명단에는 권순태(전북), 곽태휘(서울), 이용(울산), 정동호(울산), 홍철(수원), 김보경(전북), 이재성(전북), 김신욱(전북)이 이름을 올렸다.

이달 초에 치러진 중국과 시리아전엔 추가로 발탁된 황의조(성남)를 포함해 K리그 선수 4명이 포함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표팀에서 K리그 선수의 비율이 100% 늘어난 셈이다.

이는 실망스러운 경기 내용을 보였던 중국·시리아전 이후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비판이 확산한 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축구팬과 언론은 대표팀 엔트리 23명을 모두 선발하지 않고 20명만 채운 것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 과정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해외파에 대한 신뢰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해외파에 대한 신뢰가 너무 두터운 나머지 K리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비판여론에 상당히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전 이후 K리그 경기를 집중적으로 관전했다.

그리고 최근 멀티골을 기록하는 등 골 감각이 되살아난 김신욱을 비롯해 김보경 등 K리그 선수들을 대표팀에 승선시켰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해 박주영(서울) 등 최근 K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을 대거 승선시켜야 한다는 여론에 밀리지는 않았다.

이번에 선발된 K리그 선수들은 이재성처럼 이미 대표팀에서 자리를 잡았거나, 홍철·정동호처럼 슈틸리케호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대표팀의 맏형인 곽태휘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알힐랄 시절인 지난 6월 슈틸리케호의 유럽 원정에도 동행했다.

이 같은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2년간 대표팀을 지휘하면서 수많은 선수에 대한 평가를 끝낸 상황에서 새 얼굴을 뽑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검증되지 않은 선수들을 발탁하는 것보다는 기존 베스트 멤버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전력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엔트리 23명을 모두 뽑는다고 해서 경기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엔트리를 모두 뽑지 않아 생기는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23명을 다 뽑았다"고 말했다.

해외파가 중심이 된 20명의 엔트리에 K리그 선수들이 추가돼 23명이 된다고 하더라도 대표팀 전력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판단이 적중할지는 다음 달 6일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3차전과 11일 이란과의 4차전 결과에 따라 가려지게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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