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양아트센터 객석 교체 ‘잡음’…의자 납품단가 부풀리기 의혹

  • 박광일
  • |
  • 입력 2016-10-18 07:27  |  수정 2016-10-18 07:27  |  발행일 2016-10-18 제8면
바닥에 의자 고정시키는 부품
개당 2개씩 구매후 1개만 설치
입찰가 5천500만원 상승한 꼴

대구 동구 아양아트센터가 최근 공연장 내 객석의자를 교체하면서 실제 가격보다 비싸게 구매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전체 구입 가격이 수억원이 넘는데도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형태로 구매하고, 업체 선정 과정에서도 잡음이 일고 있다.

17일 아양아트센터를 관리하는 대구동구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공연장 리모델링 사업의 일환으로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A업체와 우수조달제품 수의계약을 맺고 지난해 9월(1천50개)과 올해 1월(50개) 두 차례에 걸쳐 고정식연결의자 1천100개를 구입했다. 의자의 가격은 1개당 33만8천원으로 대량구매시 할인율(3억원 이상 2%)을 적용해 3억6천470만원을 지불했다.

문제는 의자 1개당 가격에 일부 부품이 중복 포함돼 실제 비용보다 단가가 부풀려졌다는 것. 재단이 구매한 의자는 ‘고정식연결의자’로 각 줄의 의자를 여러 개씩 연결해서 설치하는 제품이다.

여기에는 ‘지각’이라는 부품이 들어간다. 지각은 팔걸이 부분으로 의자의 본체를 바닥에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A사의 제품 규격서를 보면 의자 1개당 지각은 좌우 양쪽에 각각 1개씩 2개로 명시돼 있다. 지각 2개를 포함한 의자 1개당 가격이 33만8천원인 것이다.

하지만 공연장에 의자를 설치할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의자 1개당 지각 2개를 설치하는 게 아니라 의자와 의자 사이에 지각을 1개씩만 설치했다. 결국 의자 10개당 지각은 20개가 아닌 11개가 된다.

재단이 구매한 의자 1천100개에 포함된 지각은 2천200개. 그런데 실제 설치된 지각은 1천100여개에 불과하다. 설치하지도 않은 지각의 가격이 의자값에 포함된 것. 업계에서는 지각 1개당 가격을 5만원 정도로 잡고 있어, 재단은 5천500만원 정도 비싸게 주고 산 셈이다.

문제는 또 있다. 보통 공연장 객석의자는 설계에 따른 조달청 입찰 방식을 택하지만, 재단은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다. 더욱이 앞서 지난해 5월 열린 객석 의자 납품 업체 선정을 위한 품평회엔 전국의 우수조달업체 4곳 가운데 2곳만 참여해 배제된 나머지 업체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계약한 업체는 품평회에 참석한 2곳 중 1곳이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조달청 우수조달제품에 대해선 수의계약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품평회도 열지 않아도 되는데 공정한 업체 선정을 위해 일부러 연 것”이라며 “규격서에는 지각이 2개로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1개 가격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제품 가격은 업체와 조달청이 협의를 통해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달청에 다시 한 번 문의해보겠다”고 말했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