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한의대의 한의학 상식] 지긋지긋한 불면증, 뜸·지압·취침 전 운동이 효과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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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5 08:03  |  수정 2016-10-25 08:05  |  발행일 2016-10-25 제23면
20161025

인체 내부 음양 불균형으로 발생
솔·박하향 흥분 낮추고 두통 없애
정수리 부분 뜸, 발뒤축 지압 효과
침은 손목 내측 신문·내관에 시술


추석 직전인 9월12일 경주지역에서 발생한 지진과 그 이후 한 달 이상 지속된 여진의 피해는 물질적인 것만은 아니다. 실제 다수의 주민이 불안과 불면 등을 호소하며 한방병원을 찾았다. 물론 한의원이나 의원, 혹은 병원을 찾은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지진이 저녁이나 밤에 자주 발생하였던 관계로 지진의 두려움으로 잠을 제대로 못자는 주민이 많아 보인다.

불면은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전체 국민의 3~4명 중의 1명은 불면증이 있다고 하며, 만성적이고 심한 불면증환자는 10% 정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의학적으로는 1개월 이상 잠들기 어렵다거나 수면상태를 유지하지 못하여 그 결과 사회적·직업적, 혹은 다른 기능면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만성적인 상태를 말한다.

잠에 드는 입면(入眠)은 뇌교에 있는 아드레날린성 세포와 콜린성 세포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긴다. 반면 각성(覺醒)은 망상체와 시상에 의해 유지된다. 일주기리듬(circadian rhythm)이라고 부르는 일정한 리듬을 가지며 주로 시상하부의 상시교차 신경(suprachiasmatic nucleus)에서 조절된다.

수면장애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기면(嗜眠)은 잠이 오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보통 일시적으로 잠을 못자서 생기는 주간의 기면은 충분히 자고 나면 해결되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기면증이 생기면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운전 중이나 등산 혹은 위험한 작업중에 기면발작이 생겨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야간의 수면부족이나 불면증과 함께 오는 경우도 있다.

불면의 형태는 실제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잠들기 힘든 입면장애(入眠障碍), 꿈이 많아서 깊이 잠들 수 없는 숙면장애(熟眠障碍), 새벽에 일찍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는 조기각성(早期覺醒)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최근에는 여기에 더하여 잠을 잔 것 같지 않은 수면의 질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불면증이 있다면 보통 냉탕 온탕을 왕래하는 냉온욕을 하거나 취침전 가벼운 운동을 하면 수면유도에 도움이 된다.

솔향과 박하향이 머리를 맑게 해주고 두통을 없애주며, 솔잎과 박하잎으로 베개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좋다. 향이 흥분을 가라앉혀 예민하거나 신경쇠약에 도움이 된다.

뜸이나 지압도 효과가 있다. 등의 제7 흉추와 제8흉추 사이의 경혈(지양혈)과 그 양쪽 옆의 경혈(격수혈)에 뜸을 뜨거나 지압을하면서 문질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수리부분의 백회혈이나 양쪽 아래다리의 내측에 있는 삼음교혈에 뜸을 뜨는 것도 효과가 좋다. 양쪽 귀방울 뒤쪽의 우묵한 곳(예풍혈)이나 발바닥 뒤축의 한 가운데(실면혈)를 비벼주거나 세게 눌러주면 효과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사려과다와 육체적인 피로가 심해져서 비위기능이 감소하고, 심신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인체 내부에 음양의 불균형이 생겨서 크게 심장과 담낭의 기능이 허약해지는 것과 비위 소화기능의 장애가 불면의 원인이 된다고 보았다.

침치료로는 양쪽 손목 내측에 있는 신문(神門)과 내관(內關)에 침을 놓거나 피내침(피부에 테이프로 침을 유지시키는 치료)을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

한약처방은 심장과 담낭의 약해져서 오는 심담허겁, 음식이나 영양이 부족하거나 과로해서 오는 영혈부족, 스트레스나 긴장상태가 지속되어 오는 음허내열 등 몸이 약해져 오는 경우에는 보하는 약을 선택한다.

일시적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과도하여 잠을 못자는 경우나 몸속에 담음(痰飮)이 꽉 차서 생기는 경우, 혹은 음식물의 소화장애로 잠을 못 이루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즉시 약을 써서 빠르게 치료할 수도 있으니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찾아 치료를 하여야 한다.

잠이 보약이라는 옛말처럼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는 수면은 우리 일상에서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 도움말=동국대 한의과대학 한창호 교수

■ 수면 장애 종류
기면 잠이 오는 것 참지 못하는 현상
입면장애 별다른 이유 없이 잠들기 힘듦
숙면장애 꿈이 많아 깊히 잠들지 못함
조기각성 새벽에 일찍 깨어 수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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