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퀘어 광장 개표방송 중계…지지자·관광객 몰려 ‘역사적 순간’ 만끽

  • 정재훈
  • |
  • 입력 2016-11-10 08:24  |  수정 2016-11-10 08:24  |  발행일 2016-11-10 제29면
■ 영남일보 ‘희망나래 2기’ 美 대선일 현장 스케치
20161110
영남일보 ‘희망나래 2기’ 멤버로 미국을 방문 중인 오유라·이송이 학생이 대선 결과 중계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20161110

후보 희비 엇갈리자 함성·탄식
전세계 기자 발빠른 취재 열기
여론조사와 결과 다르자 들썩
네거티브선거 실망 드러내기도


미국 제45대 대통령 선거가 열린 8일 밤(현지시각) 뉴욕 중심가의 분위기는 크게 엇갈렸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며 승리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지지자들의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이날 오후 6시쯤부터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은 들썩거렸다. 평소 화려한 영상광고로 시선을 사로잡던 전광판에 선거 개표 방송이 중계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각 후보의 지지자들은 물론 타임스퀘어를 방문한 관광객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대선 결과를 지켜봤다.

플로리다에서 온 관광객 예스랍(여·26)은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고 트럼프 역시 개혁적인 만큼 지금 이 순간이 매우 역사적인 순간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정책을 공약했는데 역설적으로 트럼프의 부인과 가족은 이민자”라며 꼬집었다.

전 세계에서 온 기자들도 부스를 차리고 취재에 여념이 없었다. 독일 N24의 낸시 기자(여·36)는 “기자로서 역사적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 굉장히 흥분이 된다”며 “굉장히 의미 있는 곳에서 다양한 나라의 기자들과 함께 있는 것 자체가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빌딩 앞과 록펠러센터 광장 등에도 각 방송사들이 자리를 잡고 발빠르게 속보를 전했고, 대부분 중계 장소에는 지지자들과 일반 시민이 모여들어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이들은 마치 월드컵 거리응원처럼 매 시각 선거 결과에 따라 호응과 야유를 보냈다.

특히 이날 오후 5시30분쯤 공개된 첫 출구조사는 그동안의 예상처럼 힐러리 후보의 근소한 우위를 점쳤다. 때문에 타임스퀘어 앞에서 중계를 보고 있던 힐러리 후보 지지자들은 당연한 결과라며 함성을 쏟아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힐러지 지지자들은 고개를 떨군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환호를 이어나갔다. 트럼프 선거 본부가 차려진 센트럴파크 인근 힐튼호텔 주변에는 지지자들이 몰려들면서 경찰의 경비가 강화되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오하이오 대학의 대학생기자 로렌(여·21)은 힐러리의 우세를 점쳤던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여론조사가 미국 전역에 있는 모든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했다. 숨어 있던 사람들(Secret poll person)의 표심이 나타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 출신인 마크(38)는 “트럼프가 우세한 것으로 나와 만족한다”며 “미국 사회는 변화가 필요하다. 정치가가 아닌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이민자 문제, 워싱턴 부패, 경찰 존중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들도 타임스퀘어 등에서 긴급히 속보를 통해 이변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타임스퀘어에서 취재 중이던 뉴욕 현지 방송사 WCBS의 레본 기자(43)는 “트럼프가 당선이 된다면 (오바마케어 폐지와 같은) 경제나 정치 분야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트럼프가 사업가 출신인 만큼 기업들을 많이 지원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번 선거는 네거티브로 얼룩졌다. 공약에 집중하지 않고 서로를 헐뜯으면서 힐러리는 거짓말쟁이,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가 됐다”며 이번 대선 과정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미국 뉴욕에서 글·사진=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 희망나래 2기 학생 기자단(오유라·이소희·박정은·손성원·조우열·이송이)

기자 이미지

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