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급등락·상장社 정보 부족…선강퉁 투자 “당분간 지켜보자”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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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10   |  발행일 2016-12-10 제11면   |  수정 2016-12-10
20161210

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 간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深港通)이 지난 5일부터 시행됐다.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릴 정도로 유망 신성장 종목이 모여 있는 선전 증시에 직접 투자할 길이 열렸다. 선강퉁 시행으로 세계에서 일곱째로 큰 주식시장인 중국 선전거래소에 국내 투자자가 직접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종목은 전체 1천790개 중 881개이다. 선전 증시 전체 상장 종목의 48%로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시가총액 비중은 71%,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6%를 차지할 정도로 이른바 ‘알짜’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모바일, 전기차, 헬스케어 등 중국의 차세대 유망주가 많다. 전기차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BYD’, ‘중국의 디즈니’로 불리는 중국 최대 애니메이션 기업 ‘알파그룹’, 중국 3대 가전업체인 ‘메이디그룹’, 중국 1위 영화 체인 배급업체인 ‘완다시네마’ 등이 여기에 속해 있다. 앞서 2014년 먼저 문을 열었던 중국 주식시장인 후강퉁이 급등락 장세를 보이면서 선강퉁은 시장 초반 관망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후강퉁 학습효과에 관망

기대를 모았던 선강퉁 시장이 열렸지만, 국내 투자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선강퉁 거래대금은 거래 첫날인 5일 6천256만204위안(106억원)에 달했지만, 6일 4천759만127위안(80억원), 7일에는 첫날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2천975만7천807위안(50억496만원)에 그쳤다. 사흘간 누적 거래대금은 1억3천990만8천138위안(약 235억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거래) 첫날 거래대금(140억원)과 비교하면 34억원가량 적은 수준이다. 특히 거래가 시행된 지 이틀째인 6일에는 65만8천215위안(1억원)의 매도 물량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은 후강퉁 학습효과에 따른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2년 전 문을 연 후강퉁을 통해 중국시장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후강퉁 출범 이후 상하이 증시는 5개월가량 초고속 랠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올 들어 80% 이상 감소했다.

또 급등락을 반복하는 후강퉁을 통해 선강퉁 시장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면서 시장에 대한 기대감 자체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한 전문가는 “해외시장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는 이미 후강퉁 시장을 통해 중국시장을 대부분 경험해봤다. 평가 자산이 투자 당시보다 하락한 상태가 상당수인 만큼 선뜻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신규 투자자도 없진 않겠지만, 이런 분위기가 합쳐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중국 증시가 보합세를 보이다 보니, 선강퉁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많지 않다는 점도 한몫한다.

한 투자전문가는 “아시아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선전 증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며 “증시가 반등할 때 거래자금이 몰리는 만큼 당분간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 증시가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거래대금도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선강퉁이 지금보다 더 매력적인 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정보가 투자자에게 공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투자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할 정보가 공개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바트레이드(AvaTrade)는 선강퉁이 후강퉁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 투자자에게 노출된 정보 부족을 꼽았다. 선전시장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가장 큰 시장이라고 보고 있지만, 선전 상장 기업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이 1.2% 이하인 것은 선전 증시 상장 기업의 정보가 거의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대 모았던 선강퉁 아직은…
선강퉁 시행 첫날 거래대금 106억원
후강퉁 첫날 거래보다 34억원 적어
상장사 정보도 거의없어 관심 떨어져


◆전문가가 본 선강퉁의 미래는…
6%대 高성장 中증시 여전히 매력적
달러 강세·위안화 절하 안정된다면
내년 1분기 전후 中 증시 반등 가능



◆증권사들, 판촉전 돌입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5일 선강퉁 허용에 맞춰 경품 제공 등 다양한 판촉 행사에 돌입했다.

SK증권은 내년 3월3일까지 3개월간 선강퉁 오픈 기념 고객 이벤트를 시행한다. 해외주식 첫 거래 고객에게 선전, 상하이, 홍콩 증시 상장회사 핸드북(각 500개 기업 수록)을 제공하고, 월간 500만원 이상 거래 고객에게는 익월 선전 거래소 실시간 시세 비용(2만1천원)을 지원한다.

키움증권은 총 상금 2천500만원을 내걸고 ‘중국주식 실전투자대회 키움 영웅전’을 오는 19일부터 내년 2월 초까지 진행한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2월2일까지 ‘참 쉬운 선강퉁’ 이벤트를 진행한다. 추첨을 통해 선강퉁 시장 거래 고객에게 중국 여행상품권, 샤오미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이 기간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 중 선착순 50명에게 ‘선강퉁 거래지원 Kit(해외주식 가이드북 및 무료 시세권 등)’를 지급한다.

하나금융투자도 내년 3월10일까지 3개월간 거래 고객들을 대상으로 ‘선강퉁 오픈 기념 이벤트’를 진행해 △선전 패키지 여행권 △선전 시장 실시간 시세 제공 △상품권 등의 선물을 지급한다. 하나금융투자 고객은 선강퉁 종목 조회, 매매뿐 아니라 환전도 하나금융투자 ‘1Q HTS’ ‘1Q 해외주식’프로그램과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말까지 선강퉁 실시간 시세를 무료로 제공하고, 선강퉁 종목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매주 100명씩 추첨해 4주간 총 400명에게 파리바게뜨 모바일 쿠폰을 증정한다.

하이투자증권도 내년 2월까지 해외주식 거래 이벤트를 진행, 해외주식 실시간 시세 무료 제공 이벤트와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한다. 기간 중 매월 1천만원 이상 거래할 시에는 최대 3개월까지 연장해 무료 제공한다.

◆선강퉁의 미래는

시장 반응이 미지근한 이유는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국내 정국이 혼란스러운 점도 있지만, 후강퉁 학습효과에 따른 투자자의 두려움, 중국 금융당국의 신뢰하락 등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증시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지만, 여전히 6%대의 성장률을 자랑하는 고성장 시장이고, 글로벌 경제 성장의 한 축을 맡고 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만큼 제대로 된 분석을 통해 투자에 나선다면 나쁘지 않은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중국 시장의 위기요인은 기업부채와 산업 구조조정, 위안화 가치 하락 등 잠재적인 변수가 많다는 점이다. 거기다 국내처럼 기업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개되지 않고, 그 정보에 대한 해석도 엇갈릴 수 있어 투자가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해외투자는 기본적으로 환율 이슈와 비용 문제도 부담으로 작용된다.

이에 당분간은 신중하고 차분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현재 중국 본토에서도 증시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상태여서 지수 2,800에서 3,000 사이의 박스권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기 전까지는 지켜보는 게 좋다는 것.

투자전문가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선강퉁에 접근하는 게 좋다. 달러 강세와 위안화 절하가 안정된다면 내년 1분기 전후로 중국 증시에 전환점이 올 수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내년 1월) 이후 달러 추이를 살펴본 뒤 결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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