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할아버지, 재해보상금 아껴 어려운이웃에 성금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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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3 07:45  |  수정 2017-01-13 07:45  |  발행일 2017-01-13 제21면
진폐장애 임정식 할아버지
문경 주민센터에 50만원 전해
80대 할아버지, 재해보상금 아껴 어려운이웃에 성금
진폐증을 앓고 있는 임정식 할아버지(왼쪽)가 이웃돕기 성금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에게 건네고 있다.

진폐증이라는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80대 할아버지가 생활비를 아껴 모은 돈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

문경시 점촌동 문경제일병원 산재병동에 입원 중인 임정식 할아버지(80)는 2011년 진폐장애 1등급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환자로 정부에서 지급되는 재해보상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진폐증은 탄광이나 분진이 많은 작업장에서 오래 작업을 하면 폐에 돌가루 등 분진이 쌓여 굳어지면서 호흡 곤란과 가슴 통증을 유발하는 병으로, 완치되는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처지의 임 할아버지는 지난 11일 병원을 찾아온 점촌1동 주민센터 공무원과 공동모금회 관계자들에게 “내가 얼마나 살지 모르겠지만 어려운 처지의 이웃들에게 약값이라도 보태고 싶다”며 5만원권 10장이 든 봉투를 전달했다.

이 성금은 진폐 환자들에게 매달 지급되는 진폐보상연금 중 생활비를 절약해 마련한 것이다.

“고향인 충북 괴산에서 농사를 짓다 스물네 살 때 문경으로 내려왔다. 무일푼인 나를 따뜻하게 가족처럼 반겨줬던 광업소 사람들과 문경 주민들에 대한 고마움과 추억들은 나이가 들어도 잊을 수 없다”는 임 할아버지는 “살아생전에 그 고마움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었는데 작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 제2의 고향과 같은 문경을 위해 살아있는 동안 꾸준히 돕고 싶다”고 말했다. 문경=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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