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희망 대신 의구심…분열만 조장” 취임사 혹평

  • 입력 2017-01-23 07:39  |  수정 2017-01-23 07:39  |  발행일 2017-01-23 제10면
‘자유’‘평화’‘정의’단어 빠지고
‘살육’‘빼앗긴’같은 표현 등장

미국과 해외 주요언론은 20일(현지시각)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사가 화합보다는 분열을 강조했다며 일제히 혹평을 쏟아냈다.

특히 언론들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이번 연설이 트럼프가 대선 기간 되풀이했던 분열적인 수사(修辭)와 별반 다르지 않으며 희망 대신 종말론적 디스토피아의 잘못된 그림을 그렸다면서 트럼프 집권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먼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사는 ‘분명한 실망’으로밖에는 표현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WP는 “트럼프가 그린 잘못된 그림은 그의 정치적 이익에 부합할지 몰라도 나라의 안정과 통합에는 기여하지 못한다"고 공격한 뒤 “전임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자주 등장했던 ‘자유’나 ‘정의’ ‘평화’와 같은 단어들이 이번 취임사에는 빠졌고, 그 대신 ‘살육’이나 ‘빼앗긴’ 같은 단어를 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의 취임사가 품위가 없었을뿐더러 충격적일 정도로 역사에 무관심한 비전을 드러냈다"며 “그의 임기에 희망보다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NYT는 트럼프는 미국의 이상에서 최고의 것들을 불러모으기보다는 군사적 지배를 강화하고, 중산층에게 부를 돌려주는 현실성 없는 공상과 같은 목표를 제기했다고 비판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도 트럼프가 대선 후보였을 때처럼 터무니없는 단순화 발언이나 지키기 불가능한 약속을 했다고 비난했다. 또 이번 연설은 사실상 트럼프의 상투적 문구들을 모아놓은 ‘베스트 음반’과 같다며 이 음반은 “미국 우선주의"에서 시작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의 취임 연설은 과장이 심했고, 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1933년 세계가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트럼프는 세계는 이제 두려워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