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로의 진학 가이드] 대학입시 후 여가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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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0 07:45  |  수정 2017-02-20 07:45  |  발행일 2017-02-20 제16면
[차상로의 진학 가이드] 대학입시 후 여가 활용
<송원학원 진학실장>

기쁨과 절망, 그리고 회한으로 점철된 시간이 어느덧 추운 겨울의 날씨만큼 서서히 지나가고 있다. 고생 끝에 기쁨을 가득 누리는 이도 있을 것이고, 절망의 쓴 잔을 삼킨 이도 있을 것이며, 한편으로는 아쉬움 속에서 또 하나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정중동(靜中動)의 시간 속에 있을 것이다. 즉, 10여 년의 시간을 대입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뛰었고, 이제 그 도착점에 이르렀으니 그 결과의 좋고 나쁨에 관계없이 홀가분한 마음 가운데 새로운 목표를 잉태하고 있을 것이다.

한 해의 농사는 그 전 해의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말한다. 날씨가 춥다고 방 안에만 웅크려 어떠한 것도 하지 않는다면 따뜻한 새 봄이 왔을 때 씨를 뿌릴 수 없을뿐더러 가을에는 수확의 기쁨도 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나태하기 그지없는 생활에 젖어 하루하루를 보낸다면 그렇게 해서 자신의 생활을 시간 속에 그냥 던져버린다면 새로운 일상은 나태라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기 쉬울 것이며, 그것은 결국 자신을 버리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앞으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에게 1박2일 정도의 자기 성찰을 위한 여행을 권하고 싶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장소, 그런 곳을 물색하여 누구와도 아닌 자기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다. 목적지를 따로 두지 않고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아니면 발길 닿는 대로 그렇게 목적지에 이르는 동안 ‘나’는 어떠한 존재인가, ‘나’라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철학과도 같은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그 해답을 찾아보는 것이다. 물론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러한 생각과 고민을 해 보는 것을 통해 물음에 대한 실마리라도 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그러면서 사물이 그려놓은 풍경 하나하나도 살펴보아야 한다.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은 어떠한 모습이며, 그 길에 어떠한 가게가 어떤 식으로 자리하고 있고, 또 그곳에는 누가 있으며, 무엇을 파는지 그리고 길가에 담장은 어떠한 모습이며, 어떤 나무가 심어져 있고, 그 나무의 이름은 무엇이며, 꽃을 피우는 나무인지, 아닌지. 또 어떤 이름 모를 잡초들이 새 봄을 맞아 자라고 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길 바란다. 그렇게 살펴보는 가운데 무겁던 머리는 새로움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고, 한결 개운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여행은 곧 새로운 깨달음으로 내 머리를 채워 나갈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닐까.

그렇다고 무조건 무엇인가를 깨닫고 얻어서 다시 채우라는 것은 아니다. 비록 여행을 통해 그 어떤 것도 얻지 못해도 좋다. 그냥 하루 또는 이틀 정도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는 느낌을 얻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주는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 이후의 생활을 위한 충전의 시간이 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송원학원 진학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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