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숭숭 낡은 집 고치지도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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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일기자
  •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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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돌마을 주민 박손칠씨가 벽면 곳곳에 금이 간 낡은 집들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대구 지저동 선돌마을 주민들
토지불하·이주대책 마련 호소

동구청 땅 무허가주택에 거주
반세기 터전 언제 비울지 몰라
집 수리·리모델링 엄두 못 내


“집이 다 쓰러져 가는데도 토지 소유권이 없어 제대로 고칠 수도 없습니다.”

13일 오전 찾은 대구 동구 지저동 선돌마을. 대구~포항 고속도로 팔공산IC와 불로천 사이에 있는 이 동네엔 낡은 단층 주택 8채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대부분 시멘트 블록을 쌓아 벽체를 만든 뒤 슬레이트나 함석지붕을 올려 만든 집이다.

집들은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다. 벽은 거미줄처럼 금이 가 있고, 곳곳에 시멘트를 덧댄 자국이 남아있었다. 한눈에 봐도 부실했다. 반면 불로천 건너편엔 고층 아파트와 빌라주택이 즐비했다. 강변도 말끔히 정비돼 공원으로 꾸며져 있었다. 유독 선돌마을만 ‘1960~70년대’에 머물러 있었다. ‘도심 속 외딴섬’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이 동네 주민들은 집을 고치거나 재건축할 엄두도 낼 수 없다. 살고 있는 땅의 소유권을 갖고 있지 않을뿐더러,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주민의 말을 종합하면 지금으로부터 50~60년 전쯤 하천부지인 이곳 지저동 886-11 일원(3천315㎡)에 하나둘씩 집을 짓고 살아왔다. 동구청 소유의 땅에 무허가 주택을 지은 것이다. 현재는 주민 16명이 해마다 구청에 토지사용료를 내면서 살고 있다.

문제는 토지 소유권이 없다 보니 주민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 언제 땅을 반납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돈을 들여 집을 뜯어고치거나, 아예 새로 짓기도 어렵다. 더구나 주택 매매도 사실상 불가능해 이사를 가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주민들은 구청에 토지불하(매각) 또는 이주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불하’는 국가나 공공단체에서 행정목적으로 사용이 끝났거나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토지나 건물 등의 재산을 국민에게 팔아넘기는 것을 말한다.

이 동네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박손칠씨(여·71)는 “주민 대부분이 70~80대 노인인데 현 상태로는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할 수 없어 찬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낡은 블록집에서 매년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며 “구청이 주민들에게 땅을 팔아 집을 고칠 수 있게 하거나, 이마저도 어렵다면 이주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장래 활용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도시확장에 대비해 공공 목적으로 활용도가 높은 토지로 판단돼 현재로선 용도폐지할 계획이 없다. 불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선돌마을 주민들은 15일부터 동구청 앞마당에서 생존권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글·사진=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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