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工神으로 가는 비밀노트] 대학생 선배의 조언 경북대 배희주씨

  • 이효설,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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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0 07:35  |  수정 2017-04-10 07:36  |  발행일 2017-04-10 제15면
“집중할 땐 스타트, 쉴 땐 일시정지…스톱워치 공부로 집중력 키웠죠”
20170410
배희주씨가 지난 6일 오후 경북대 사회과학대 한 강의실에서 고교 때 사용했던 노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효율적인 공부방법을 소개하는 교육기획 ‘공신으로 가는 비밀노트’ 시리즈는 그동안 학생, 교사, 입시전문가들을 통해 공부법을 전했다. 앞으로 몇회에 걸쳐 수험생활을 마무리한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담고자 한다. 입시에 성공한 대학생들은 고등학교 때 어떻게 공부해 성과를 냈고, 그렇지 못했는지 소개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영남일보와 대구사회복지관협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지역 인재 양성 프로그램 ‘희망인재 프로젝트’의 대학생 희망멘토 배희주씨다. 그는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며, 자신의 고교시절 수험생활을 돌아보며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 없을 만큼 공부했다”고 고백했다.

고3때 이게(?) 없으면 불안
새벽 1∼2시까지 매일 공부해도
내가 제대로 한 걸까 의구심만…
스톱워치로 실제 공부시간 체크
상대적으로 취약한 과목 깨달아

반복보기로 내신 대비
과목별 중간고사 출제단원 적어
제목→내용유추→본문내용 숙지
무턱대고 외우는 것보다 효과적

◆스톱워치는 나의 인생공부법

배씨는 고3 때 주머니 속에 이게(?) 없으면 불안했다. 정답은 스마트폰이 아니다. 바로 스톱워치다. 배씨는 소위 ‘스톱워치 공부법’을 실천했다. 즉 집중해서 공부를 시작하면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가 쉴 때는 일시정지시키고, 다시 집중해서 공부하면 스타트를 눌러 공부하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실제 공부한 시간을 체크한 것.

“고3이 되면서 쉬는 시간도 아까웠다. 새벽 1~2시까지 매일 공부했는데, 하고 나면 ‘내가 진짜로 공부를 제대로 한 걸까’ 하는 의구심이 계속 생겼다. 스톱워치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줬다.”

스톱워치 공부법의 효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큰 것은 역시 ‘집중력 향상’이다. 배씨의 학창시절 학습플래너를 펼치자 ‘국어 85, 수학 200, 영어 150’ 식의 기록이 눈에 띄었다. 그는 “숫자는 집중해 공부한 시간”이라고 귀띔했다. 배씨는 과목별 목표량과 예상 공부시간을 정한 뒤 실제로 집중해 공부한 시간을 기록했다. 예상시간보다 많이 걸린 것은 상대적으로 잘 모른다는 뜻이므로 더 공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기자가 몇 달간의 기록을 훑어보며 “국어 공부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고 하자, 배씨가 “맞다. 국어에 투자를 덜 했다. 국어점수가 다른 과목보다 유독 안 나왔는데, 스톱워치 공부법을 실천하면서 내가 왜 국어과목이 취약한지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학생들이 혼자 공부할 때 무작정 손이 가는 과목 책을 펼치고 공부하지 않느냐. 나 역시 그랬다”면서 “하지만 이런 공부법은 잘하는 것을 오래 보고, 못하는 것을 조금만 보게 만든다. 점수가 안 나오는 과목은 계속 안 나오게 되는 공부법”이라고 했다.

배씨의 스톱워치는 자투리 시간도 살려냈다. 그전엔 쉬는 시간에 화장실, 매점을 다녀오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었다. 한번은 선생님이 수업을 마치자마자 스톱워치를 켜고, 평소 잘 안 외워졌던 영어단어를 외웠다. 결과는 놀라웠다. 10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외울 수 있는 단어가 생각보다 많았던 것. 바로 코앞에서 시간이 1초, 2초 흘러가는 것을 체감하며 단어를 외우자 암기력도 향상됐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는 “하루 중 그냥 흘러가는 자투리 시간을 모아보라. 쉬는 시간, 점심·저녁 식사 후 남는 시간, 버스 기다리는 시간 등을 합치면 2시간이 넘을 것”이라고 했다.

멘털 관리에도 스톱워치가 힘을 발휘했다. 수능 막바지 때, 수시에 합격한 친구들이 자습실에서 계속 빠져나가면 많은 학생들이 불안해한다. 하루 이틀 멀다 하고 수시 합격 발표가 나는데, 낙방 소식을 받으면 그날 종일 공부가 안된다는 아이들이 많다. 배씨는 이런 상황에서도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시간을 쪼개서 체감할 수 있게 한 스톱워치 덕분이라고 했다.

◆내신 대비, 다섯 번 반복보기

배씨는 자신만의 ‘내신 공부법’이 있었다. 플래너 뒤쪽 한 페이지를 보자 과목별 중간고사 출제 단원들이 빼곡히 적혀있고, 그 밑에는 5개의 빈칸에 V자 표시가 돼있다. ‘한 번 볼 때마다 V자 기표를 한 것인가’라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도 보기 힘든데 어떻게 다섯 번을 볼까’ 하겠지만 경험자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처음 볼 때는 큰 제목을 숙지하고, 두 번째는 제목을 보고 내용을 유추하고, 세 번째는 본문을 자세히 보는 식으로 볼 때마다 더 꼼꼼하게 공부하는 방식”이라면서 “한번 해보면 생각보다 시간도 별로 안 걸린다. 그리고 무턱대고 처음부터 외우는 것보다 훨씬 잘 외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모든 과목 시험범위를 이렇게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 ‘내가 얼마나 더 공부해야 하는지’ ‘어떤 단원을 잘 모르는지’ 한눈에 파악이 가능해서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배씨는 마지막으로 수험생들에게 남길 말을 부탁하자, “나는 고3이 돼서야 효율적 공부법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후배들은 일찍부터 공부법에 관심을 갖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길 바란다”면서 “입시공부는 학문이 아닌 만큼 분명 끝이 있다. 그렇다면 무작정 덤빌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방법을 알고 공부하는 것은 방법을 모른 채 열심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이건 정말 두말하면 잔소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사진=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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