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로 소외이웃돕기 앞장서는‘싱요사’

  • 진정림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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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9   |  발행일 2017-04-19 제13면   |  수정 2017-04-19
정희준 달서권투체육관장 주축
고등·대학·직장인팀 300여 명
재능기부 등 다양한 활동 나서
내달 3일 초파일 행사 참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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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권투체육관 정희준 관장과 싱요사 고등학생팀이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달서권투체육관 제공>

지난달 29일 찾은 대구 달서권투체육관(관장 정희준·달서구 이곡동)은 회원들의 땀냄새로 가득했다. 200여㎡의 널찍한 공간이 좁게 느껴질 정도로 많은 회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체력 단련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여기까지는 보통 체육관과 다를 바가 별로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곳의 회원 대부분이 이런 저런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많이 달라 보인다.

정희준 관장은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지만 벌써 10여년째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정 관장은 “소년가장으로 어렵게 살아오며 주위 분들에게 받은 도움을 돌려주고 싶었다”며 “천편일률적인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색다른 방법을 찾았고, 평소 좋아하던 요리를 통해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싱요사’(싱글들을 위한 요리 봉사)는 수년간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고 현재 중·고생팀, 대학생팀, 직장인팀 등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등록된 봉사활동 회원수만 300여명에 달한다.

문화체육회 달서구지회 지부장을 맡고 있는 정 관장은 대구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에도 참여해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꾸준한 활동 덕에 이제는 행사 주최 측에서도 먼저 참여해달라고 연락이 올 정도다.

싱요사는 오는 22일 대구불교총연합회 주최로 열리는 ‘대구 달구벌 관등놀이’와 내달 3일 석가탄신일 기념행사에서도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싱요사 중고생·대학생팀은 성서경찰서와 연계한 ‘무도인 순찰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장진혁군(20)이 우수봉사자로 국회의원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직장인팀은 지난 겨울 홀몸어르신들에게 내복과 보일러 기름 등을 선물하는 등 주로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싱요사는 성서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한 ‘오뚜기 교실’ ‘사랑의 몰래산타’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김도욱군(15·성지중)은 “길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가 처음에는 불쾌하게 느껴졌지만, 다함께 줍고 나니 마음이 상쾌했다”며 웃었다. 성현석군(17·대구전자고)도 “무도인 순찰대를 통해 이웃들의 안전을 지킨다는 생각에 무척 뿌듯했다”며 “친구들과 함께하니 더 재미있고 용기가 났다”고 말했다.

성서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주는 등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손예지씨(20·코치)는 “봉사라는 개념이 힘든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내가 갖고 있는 재능 하나를 다른 사람에게 나눠준다는 것임을 알게 돼 기뻤다”며 “사람들은 누구나 재능 한 가지씩 다 있으니 어려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관장은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비결에 대해 “주변 사람들의 도움 덕분”이라며 쑥쓰러워했다. 그는 “봉사 대상자들에 대한 약속,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봉사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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