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과루인] 폐병환자에게 씨앗을 먹였더니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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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3 07:58  |  수정 2017-05-23 07:58  |  발행일 2017-05-23 제21면
[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과루인] 폐병환자에게 씨앗을 먹였더니 효과

박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본인 하늘타리의 종자가 과루인(瓜蔞仁)이다. 하늘타리의 열매는 과루, 열매껍질은 과루피, 덩이뿌리가 천화분(天花紛)이다. 과루인의 약성은 차며, 맛은 쓰면서 달다.

옛날 산골마을에 태호라는 나무꾼이 살았다. 하루는 나무를 하고 산에서 내려오는데, 계곡 옆에서 두 노인이 바둑을 두고 있었다. 백발에 하얀 도포를 입은 두 노인은 신선처럼 보였다. 지나치다가 아름드리나무 뒤에서 두 노인의 대화를 우연히 엿듣게 되었다. 한 노인이 계곡 옆 동굴을 가리키면서 금으로 된 박이 잘 자라고 있느냐고 물었다.

다른 노인이 입단속을 시키면서 귀한 것이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다. 태호는 두 노인이 자리를 뜨자, 동굴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황금빛 박이 덩굴에 달려있었다. 태호는 그 박을 지게에 싣고 급히 산에서 내려왔다. 집에 와서 박을 내려 보니 금이 아니라 그냥 누런 금빛 박 이었다. 태호는 실망하여 박을 내다버렸다.

몇 달 후 태호가 나무를 하고 내려오는데 저번에 본 두 노인이 또 바둑을 두고 있었다. 이번에도 나무 뒤로 다가가 노인들의 이야기를 엿들었다. 몇 달 전 도둑 맞은 박이야기를 하면서, 그 박이 폐병을 낫게 하는 금보다 귀중한 약재라며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태호는 급히 내려와 박을 버렸던 곳으로 갔다. 박은 이미 썩어 문드러져 씨앗만 남아 있었다.

그 씨를 심고 정성껏 가꾸었더니 이듬해 황금빛 박이 열렸다. 태호는 씨앗을 받아 폐병환자들에게 먹여보니 신통하게 나았다. 그날 이후로 그 씨앗은 기침을 치료하는 중요한 약재로 자리 잡았다. 과루와 과루인은 윤폐거담제(潤肺祛痰劑)로, 열로 인한 기침과 소갈(消渴)을 치료한다. 뿌리인 천화분은 종기나 피부가 헐어 발생한 발진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농(膿)을 배출시킨다. <제생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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