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폐지 외친 조국, 자녀는 특목고 출신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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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0   |  발행일 2017-06-20 제5면   |  수정 2017-06-20
조희연·김진표 자녀도 외고출신
학부모연합 “이중적 태도” 비판

외국어고(외고)·자립형사립고(자사고)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며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정부의 핵심 정책 당국자들이 정작 자신들의 자녀들은 외고·자사고에 보내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권 실세로 특목고 등의 폐해를 강하게 주장해 온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딸이 한영외고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수석의 딸은 한영외고→이공계대학→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순서로 진학, 현재 의전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외고에서 이공계로 진학하는 것은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다.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시절이던 2005∼2006년 외고 폐지 정책을 추진했던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도 자녀가 대원외고를 나왔던 것이 밝혀지면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최근 낙마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도 유명 자사고인 하나고를 나왔으며, 외고·자사고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의 자녀 2명도 모두 외고(장남 명덕외고·차남 대일외고)를 졸업했다.

지난 18일 임명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경우 딸을 자사고인 이화여고에 입학시키기 위해 위장전입까지 했다. 앞서 지난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추천서를 받아 아들들을 각각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진학시킨 바 있다.

핀란드식 평등교육과 경쟁이 없는 창의 교육, 사교육이 없는 교육, 투명한 입시와 공정한 취업기회 등을 강조하며 정권을 잡는 데 성공한 문재인정부 내 주요 인사 자녀들의 진학 실태에 대해 많은 국민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시현 자사고학부모연합회 총무는 “현 정부 요직에 있는 분들이나 그 자녀들이 외고나 자사고 출신이라는 것은 이중적 면모”라며 “학부모들과 충분한 대화를 나눠야 하는데 그런 자리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상임대표도 “진보 인사들이 자신들은 기득권층으로 자녀들을 다 좋은 고등학교나 대학에 보냈으면서 (외고·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표를 얻기 위한 ‘표(票)퓰리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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