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일본, 日기업 留職프로그램 적극적…개도국 NGO에 직원 파견 지역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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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2 07:33  |  수정 2017-06-22 07:34  |  발행일 2017-06-22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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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다수 대기업들은 개발도상국의 현지 비영리 단체 조직에 직원들을 보내 현지의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출처: crossfields.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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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훈 <경북PRIDE상품 일본 해외시장 조사원·일본류츠케이자대학 조교수>

일본에서 평범하게 사는 회사원들의 경우 개발도상국들이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실감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인사발령으로 해외에 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의 커뮤니티 내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다 보니 일본 국내 이상으로 일본스러운 환경에서 지내게 된다. 이렇다 보니 기업에서 요구하는 파견 지역에 대해 본질적인 부분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파나소닉, 베트남 다낭에 첫 파견
‘솔라쿠커’ 제조비용 절감 방안 모색
 현지인과 협업으로 16% 절감 성공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일부 일본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원들을 ‘유직(留職)’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도상국의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유직’이란 ‘유학’에서 차용한 단어로 직원들의 글로벌 감각 형성을 목적으로, 직원들이 자신이 속한 기업조직에서 벗어나 일정기간 개발도상국에서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다수 기업들이 개발도상국의 현지 NPO(민간 비영리 단체)에 직원들을 보내고 있으며, 직원들은 자신이 속한 기업의 업무에서 축적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여 현지 NPO조직과 함께 지역의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는 활동에 참여한다.

파나소닉은 제품디자인기술자이자 입사 10년 차인 야마모토씨를 첫 유직 사원으로 베트남 중부도시 다낭의 NGO단체로 파견했다. 야마모토씨가 파견된 NGO는 지역이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 중에서 요리환경과 관련된 문제에 특히 주목하고 있었다. 베트남 대부분 지역이 그렇듯 중심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실내에서 장작을 사용해 요리를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식사를 준비할 때마다 유해한 연기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눈이나 기관지 관련 질병이 확산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장작을 구하기 위해 마구잡이식 벌채를 하다 보니 산림자원 훼손 또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었다.

현지 NGO는 ‘솔라쿠커(solar cooker)’라는 태양광 조리기구를 개발했다. ‘솔라쿠커’는 태양열로 일정 부분의 전기가 저장되기 때문에, 전기 공급이 되지 않더라도 실내에서 전기를 이용해 일정 시간 조리가 가능한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의지와는 달리 비싼 가격 때문에 지역민들에게 거의 보급되지 못했다.

NGO는 야마모토씨를 통해 ‘솔라쿠커’의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야마모토씨에게 주어진 회사의 임무이기도 했다. 야마모토씨는 제조비용 절감 프로젝트를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음을 절감했고, 본사 직원들의 힘을 빌렸다. 그럼에도 여러 난관에 부딪히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야마모토씨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현지 NGO 직원들의 열정 때문이었다. 그들의 오랜 고생의 흔적과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에 영향을 받으며 현지 사람과 같은 시선으로 함께 땀을 흘리고 문제 해결에 뛰어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것을 NGO의 멤버들로부터 배운 것이다. 이런 덕분에 제작비가 16% 절감된 ‘솔라쿠커’ 시제품이 완성됐다. 야마모토씨는 유직 기간을 끝내고 파나소닉으로 복귀했다.

야마모토씨가 참여한 유직이라는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해외법인 혹은 해외지사에 파견된 직원들이 거의 느낄 수 없었던 제조의 본질적인 가치, 멤버들과의 협업,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경험하게 했다.

오늘날 일본의 젊은이들은 ‘대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지원하지 않는다. 좋은 인재들은 단순히 안정과 월급이 아닌 스스로가 일할 수 있는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해외파견 유직 프로그램은 좋은 인재들이 바라는 프로그램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영남일보 - < 재> 경북도 경제진흥원 공동기획>
※원문은 ‘경북PRIDE상품 지원센터 홈페이지(www.prideitem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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