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앞두고 조직위·보수단체 갈등

  • 양승진
  • |
  • 입력 2017-06-23 07:39  |  수정 2017-06-23 07:39  |  발행일 2017-06-23 제8면
대백 앞 행사장 두고 신경전
기독단체 기도회·집회 예정
축제조직위 “장소 비워주길”

대구 ‘퀴어문화축제’ 저지를 위한 보수단체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축제조직위와 보수·기독교단체 간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예수재단은 23일 오후 7시부터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무대에서 24시간 기도회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종교집회는 별도 신고 없이 개최가 가능한 점을 이용해 퀴어축제 개막에 앞서 대구백화점 무대 앞을 선점하겠다는 심산이다. 퀴어문화축제는 24일부터 7월9일까지 동성로 일대에서 열린다.

예수재단은 2013년부터 서울과 대구에서 퀴어문화축제를 저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반(反)동성애 단체다. 임요한 예수재단 대표 목사는 “공공장소에서 사회적 미풍양속을 저해하는 행사를 연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이날 서울,부산 등 전국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500여명이 모여 헌법에 보장된 종교·표현의 자유에 따라 찬양·기도회를 열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기독교계에서도 퀴어문화축제 저지에 나선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기총), 한국보건가족협회 대구경북지부 등은 24일 오후 1시부터 2·28 중앙기념공원에서 ‘생명, 가족, 사랑’이라는 주제로 반대집회를 개최한다. 대기총은 종교적 색채를 배제하고 어린이·부부합창단 공연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성근 대기총 동성애대책 분과위원장은 “동성애의 폐해에 대해 알리는 강의, 공연을 통해 가정의 소중함을 청소년에게 알릴 것”이라며 “퀴어축제 측과의 충돌은 절대 없을 것이다. 강경 반대세력과 대기총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퀴어문화축제 조직위 측은 “합법적 절차를 거쳐 집회신고를 마쳤기 때문에 축제 개최 시간엔 대백 앞 광장 등을 비워주길 당부한다”며 “이번 퀴어문화축제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2천여명의 성(性)소수자들이 참가해 권리를 주장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찰청은 퀴어문화축제 당일 의무경찰 14개 중대를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구지역 기독교계와 달리 타지역서 오는 강경단체에 의해 충돌이 발생해왔다. 큰 마찰 없이 지나갈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양승진 기자

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가요 테스형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