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에 커피농장이 있다고?

  • 천윤자 시민
  • |
  • 입력 2017-09-06   |  발행일 2017-09-06 제14면   |  수정 2017-09-06
남매공원 인근 농장주 신덕용씨
“체험장 열어 관광지 만들고파”
경산에 커피농장이 있다고?
신덕용씨가 경산 남매지 인근 커피농장을 찾은 시민에게 커피나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커피나무는 건기와 우기가 뚜렷한 지역의 식물입니다. 열매가 열리기 전에는 우기이므로 물을 자주 주어야 하고, 열매가 열리면 건기로 접어들기 때문에 물을 자주 주지 않아야 질 좋은 커피콩으로 자랍니다.”

경산시민의 휴식처인 남매공원 인근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신덕용씨(49·중산동)는 요즘 커피나무를 키우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 서울에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공직생활을 하다가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고향인 이곳으로 내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신씨는 귀향 직후 엄청나게 변한 남매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어릴 때 여름이면 멱을 감고 물고기를 잡으며 놀았고, 겨울이면 스케이트를 타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분수가 물을 뿜고, 산책로가 생기는 등 옛 모습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쉰이 넘으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없다는 말을 자주 들어온 그는 이런 고정관념을 부수고 싶었다. 그래서 고향에서 부모를 도와 농사일을 하며 자신의 일을 하나하나 펼치고 있는 중이다. 그는 “현재 경산시보건소가 어릴 때 내가 살던 집이다. 이젠 편입되고 남은 3천300여㎡ 규모의 과수원에서 부모님이 살구, 자두, 감 등 농사를 짓고 있다”고 들려줬다.

그는 그동안 경매로 내다 팔던 과일을 올해부터 소비자와 직거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보다 수익도 늘었다. 신씨는 남매지가 시민들이 많이 찾는 휴식처라는 점에 착안, 커피와 관련된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커피나무를 심고 가꾸고, 나아가 커피 애호가나 시민들이 커피를 즐기고 체험도 할 수 있는 커피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농장 한편에는 에티오피아 아라비카 커피나무 수백그루가 자라고 있다. 묘목에서부터 열매를 맺은 나무까지 있다. 얼마되지 않는 소량이지만 커피콩을 수확해 직접 로스팅하고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 맛보기도 했다.

신씨는 “이곳을 찾는 사람이 우리나라에도 커피나무가 자랄 수 있느냐고 물어오며 신기해 한다. 더러 묘목을 사가는 사람도 있다”며 “우리나라 기후에서 대량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커피농장에서 직접 커피나무에 꽃이 피고 커피콩이 열리는 모습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 커피랜드를 만들고 체험장을 열면 언젠가는 남매공원과 연계된 관광지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