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때보다 높은 수익률…활짝 웃은 중간·분기 배당株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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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6   |  발행일 2017-09-16 제11면   |  수정 2017-09-16

최근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중간·분기배당 수익률이 결산 배당수익률보다 더 높게 나오면서 더욱 그렇다. 개별 종목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로 배당주 펀드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7월부터 지난 11일까지 국내 배당주펀드에는 8천18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일반 주식펀드에서 7천307억원이 빠져나간 점을 고려하면 배당주에 엄청난 돈이 몰린 셈이다.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도 13.50%로 일반주식펀드(11.02%)보다 2.48%포인트 높았다. 더욱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으로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지침으로, 서양에서 큰 저택이나 집안일을 맡아 보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기관들도 고객 재산을 선량하게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뜻에서 생겨난 용어다. 기업들의 배당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주주이익을 극대화하자는 차원에서 영국이 2010년 가장 먼저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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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웃은 중간·분기 배당주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769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46.5%인 358개사, 1천230개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46.7%인 575개사가 중간 또는 분기 배당제를 도입하고 있다. 2008년 말 도입현황과 비교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38.2%인 99개사,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39.2%인 162개사가 증가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중간배당(65%)을,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은 분기배당(63%)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피 상장사 46% 중간·분기제 도입
연평균 배당수익률 ‘결산의 1.5∼2배’
개별종목 투자 부담 배당주 펀드 몰려
7월부터 이달 11일까지 8천억 순유입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중간·분기 배당은 3조2천533억원(28개)으로 2012년(4천753억원)과 지난해(9천281억원)보다 각각 6.8배와 3.5배 증가했다. 특히 올해 중 삼성전자의 분기배당은 두 차례, 1조9천377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상장기업도 248억원(13개)의 중간·분기 배당에 나서 2012년(129억원)보다는 약 2배 늘었고, 지난해(255억원)보다는 97.3% 늘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중간·분기배당을 실시한 법인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결산 배당을 실시하는 전체 법인의 배당수익률의 1.5~2배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중간·분기배당을 실시한 23개 법인의 배당수익률은 3.4%로, 전체 결산배당 실시법인(522개)의 배당수익률(1.8%)의 2배 수준을 기록했고, 코스닥 시장의 경우 중간·분기배당을 실시한 18개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2.3%로, 전체 결산배당 실시기업(502개)의 배당수익률(1.5%)의 1.5배로 집계됐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중간·분기배당을 실시한 29개 기업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21.2%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24.7%)보다 낮았다. 하지만 연 2회 분기 배당을 실시한 5개 기업(삼성전자·포스코·천일고속·코웨이·한온시스템)의 경우는 평균 47.5%의 주가상승률을 기록, 코스피 상승률이 약 2배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같은 기간 중간·분기 배당을 실시한 21개 코스닥 기업의 평균 주가도 1.8% 상승했다.

이처럼 중간·분기 배당에 대한 수익률이 좋아지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최근 5년간 중간·분기배당을 실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41개)과 코스닥시장 상장기업(36개)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51.2%와 19.4%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체(유가증권 36.9%, 코스닥 10.8%)에 대한 외국인지분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3년 연속 중간·분기배당을 실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은 53.1%, 2회 이상은 53.5%를 기록하는 등 중간·분기배당을 자주 실시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일수록 외국인투자자가 더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배당주

배당은 기업이 일정 기간 영업활동으로 얻은 이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현금배당과 신규 발행하는 주식으로 주는 주식배당이 있다. 배당은 시기에 따라 △결산배당(결산시) △중간배당(사업연도 중 1회) △분기배당(사업연도 중 3회)으로 구분된다. 상장기업은 정관에서 중간배당과 분기배당 중 1개를 선택적으로 채택 가능하고, 이후 이사회 결의로 배당을 할 수 있다. 중간배당은 정관으로 통상 6월 말 기준으로 실시한다. 중간배당은 1997년 증권거래법에 도입됐다가 98년 상법으로 이관됐고, 분기배당은 98년 증권거래법에 최초 도입 후 자본시장법에 반영됐다.


중간·분기배당 실행 상장사는 극소수
‘기업가치 상승 중요수단’ 인식 부족해
올들어 시행사 확대…시행횟수도 늘어
“주가 상승땐 ‘複利’…하락땐 손실보전”



결산배당과 중간·분기 배당은 각각 조금의 차이가 있다. 우선 결산배당 기준일은 결산기 말일에 이뤄지며, 주주총회를 통해 승인된다. 배당방식은 금전·주식·현물 모두 가능하며 결정시기와 지급시기는 각각 주주총회일과 주총결의 후 1월 이내다. 중간 배당의 배당기준일은 사업연도 중 1회로 정한다. 통상 정관을 통해 정하며 대부분 6월 말에 이뤄진다. 이사회를 거쳐 최종 승인이 이뤄지면, 배당방식은 금전과 현물을 통해 지급되고, 결정시기는 정관으로 정하고, 지급시기는 이사회 결의 후 1개월 이내에 지급하게 된다.

가장 자주 배당하는 분기배당의 기준일은 사업연도 개시일로부터 3, 6, 9월 말일 등이며, 이사회에서 최종승인을 받게 된다. 배당방식은 금전만 가능하다. 결정시기는 분기말일로부터 45일 이내이고, 지급시기는 이사회 결의 후 20일 이내다.

현재 국내 상장기업의 중간·분기배당 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중간·분기배당제 도입회사 대비 실시 회사 비중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현재 이를 실시하고 있는 회사는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전체의 11.5%인 41개사, 코스닥은 6.3%인 36개사에 불과하다. 중간·분기배당은 기업의 이익을 현금으로 직접 주주에게 지급, 주주환원 효과를 높일 수 있지만, 그동안 투자자는 배당을 주요 투자요소로 고려하지 않았고, 기업은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이 기업가치 증대 수단이라는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으로 배당, 사주 매입 등 기업의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분기·중간배당에 나서는 기업들이 생겨나거나 분기배당 횟수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7월·중간), 동양고속(8월·중간), 한솔제지(7월·중간), 쌍용양회(7월·분기) 등 4개 상장기업이, 코스닥시장에서는 케어젠(7월·중간), 유아이엘(7월·분기) 등 2개 기업이 처음으로 배당에 나섰다.

또 연 2회 이상 배당을 한 상장기업도 2012년 미원상사, SBI모기지 등 2곳에서 지난해에는 포스코, 천일고속, 한온시스템 3곳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삼성전자, 포스코, 천일고속, 한온시스템, 코웨이 등 5개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일반투자자들이 중간·분기배당 실시여부와 배당수익률 등 관련지표 등을 잘 참고해 투자할 경우 주가상승시 복리의 투자효과를, 하락시 손실보전의 안전망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중간·분기배당을 실시하는 상장법인의 주주환원효과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은 물론 안정적인 주가상승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지만, 종목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는 만큼 기본적인 분석을 한 뒤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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