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방미단 “美, 핵우산 믿으라더라”

  • 이영란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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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8   |  발행일 2017-09-18 제4면   |  수정 2017-09-18
빈손 귀국 비판엔 “아직 논의 발동도 안걸어
전술핵 재배치 안되면 독자 핵무장 여론 전달”
민주당 “설득 실패…재배치 주장 포기해야”
한국당 방미단 “美, 핵우산 믿으라더라”
자유한국당 북핵위기대응특위 이철우 위원장(오른쪽 둘째) 등 방미단 일행이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전술핵무기 재배치 당론 전달 등 방미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 사령관인 박정이 국책자문위원장, 자유한국당 백승주·이철우·윤영석 의원. 연합뉴스

미국에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현재 전술핵 재배치는 어렵다”는 답변을 듣고 돌아왔다. 미국 국무부는 “핵우산을 믿어달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당은 전술핵 재배치 입장을 고수키로 했다.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한 한국당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 특사단이 16일 귀국했다. 한국당 특사단은 미국 국무부가 당장 전술핵 재배치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굉장한 압박을 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국당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김천)은 “우리는 전술핵을 배치해 달라는 여론이 70%가 되고, 전술핵 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여론도 60%에 달한다는 내용을 미국에 전달했다”며 “국무부 관계자들은 공무원이기 때문에 ‘현재 전술핵 재배치는 어렵다’ ‘핵우산을 믿어라’ ‘확장 억제 전략자산을 더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야당 시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중국을 방문했던 더불어민주당은 미국을 찾았던 자유한국당 북핵위기대응특위 특사단의 활동을 맹비난하면서 전술핵 주장을 즉각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17일 오전 현안 서면 브리핑에서 “한국당이 미국을 상대로 전술핵 배치 설득에 실패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셈이나 다름없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대변인은 “국가 안보를 정략적으로 국내 정치용·무책임한 심리전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전술핵 배치는 북한 핵을 용인한다는 전제 하에 이뤄지는 것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계와 국제사회의 핵확산 방지라는 상황과 변화를 전혀 읽지 못하고 핵확산을 초래할 전술핵 배치를 해달라고 애걸하는 치기어린 행동은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구 출신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비례대표)은 이날 “미국 정부의 반대로 우리 당의 전술핵 재배치론에 제동이 걸렸다고 하는데, 아직 발동도 걸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전술핵’은 근거리 군사 목표를 공격하기 위한 소규모 핵무기를 말하며, 과거 우리나라에는 1960년대 950여 기에 달하는 전술핵을 미국이 배치한 바 있다. 1991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하면서 전술핵은 모두 철수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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