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전통시장과 숨은 맛집 .3] 상주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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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9 07:38  |  수정 2017-09-19 07:38  |  발행일 2017-09-19 제12면
‘풍요의 땅’ 걸맞은 푸짐한 음식들에 반하다
[경북의 전통시장과 숨은 맛집 .3] 상주
상주 은척시장의 ‘은성식당’은 자연산 버섯전골이 인기 있으며, 나물반찬도 맛있다. <경북도 제공>


상주는 조선시대 낙동강 하류 영남지방의 세금으로 걷어들인 쌀과 농산물을 한양으로 보내는 뱃길의 최상류 종착지로 사람과 물류가 집중된 큰 도읍이었다.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면서 형성된 넓고 비옥한 충적평야를 끼고 있어 예로부터 ‘풍요의 땅’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다른 지역에 비해 규모가 큰 시장들이 자리했다.

해장국·국수·만두·통닭 등
특색있는 음식의 중앙시장
화령시장 구수한 보리비빔밥
은척시장 버섯전골·양조장 명물
함창시장 메밀콩국수 ‘별미’


◆중앙시장= 중앙시장은 농·축산물을 비롯해 신발·옷·잡화 등을 살 수 있다. 중앙시장 입구와 연결된 풍물거리에는 2일과 7일 경북 북부지역에서 가장 큰 오일장이 선다. 장에서 볼일을 마친 이들은 중앙시장 안쪽에 자리한 식당에서 외식을 즐긴다. 1936년 처음 문을 연 ‘남천식당’은 3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는 80년 전통의 해장국집이다. 주메뉴는 시래기해장국으로 된장국에 시래기를 넣어 푹 끓여낸 국밥은 쌀쌀한 날이면 자꾸 생각날 만큼 구수하다. ‘남용식당’은 매일 아침 싱싱한 채소와 생선을 구입해 음식을 준비한다. 된장찌개 정식을 주문하면 튀김·김구이·콩나물·우엉강정 등 푸짐한 반찬이 가득하다.

‘시장통옛날국수’는 맛도 가격도 만족스럽다. 밀가루와 콩가루를 4대 1 비율로 섞어 만든 반죽을 냉장고에서 6시간 정도 숙성한 뒤 사용한다. 구수하고 부드러운 면발의 비밀이다. ‘서울곰탕’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쌈밥이다. 돼지고기 보쌈은 물론 생선구이·조림·게장·나물무침 등이 상이 넘칠 만큼 많이 나온다.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려분식’의 최고 메뉴는 주인장이 직접 만드는 수제만두다. 채소가 가득 든 만두소는 촉촉하고 부드러우며 감칠맛이 난다. 튀김만두는 바삭한 만두피의 식감과 소리로 식욕을 더욱 자극한다. ‘서만 통닭’은 주문 즉시 닭을 손질해 튀겨낸다. 튀김옷은 바삭하고 고기의 육즙은 그대로 유지돼 부드럽다.

◆화령시장= 화령시장이 자리한 화서면은 천년의 역사가 간직된 고장이다. 해발 300m 고랭 분지에서 키운 화령포도(문장대포도)와 화령사과 등 특산물 거래가 활발하다. 산이 깊고 오래된 소나무가 많아 송이버섯이 많이 채취된다. 화령의 많은 식당은 가을철 자연산 송이를 이용한 요리로 손님을 맞는다.

‘평온식당’은 지역민뿐만 아니라 백두대간 산행을 하는 등산객에게도 인기 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보리비빔밥으로, 구수한 보리밥에 맛있는 나물 반찬을 낸다. 비빔밥에 넣는 고추장은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매력적이다. 특히 주인 어르신이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이는 된장찌개 “아주머니, 된장 좀 살 수 있을까요?”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일품이다.

◆은척시장= 은척은 산세가 수려하고, 물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런 귀한 땅에서 좋은 물을 먹고 자란 은척의 농산물들은 은척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은척시장은 끝자리 4일과 9일에 열리는 작은 규모의 오일장이지만, 자연산 송이를 비롯한 산채와 특용작물·농산물 등의 거래가 활발하다.

‘은성식당’은 자연산 버섯전골을 맛있게 하는 집으로 유명하다. 전골과 함께 나오는 나물 반찬이 특히 맛있다. 은자골탁배기를 생산하는 ‘은척양조장’은 1963년에 문을 열었다. 은자골탁배기는 마시고 나서 머리가 아프지 않은 막걸리로 유명하다. 비법은 저온숙성 기간에 있다고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유통공사의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돼 막걸리 만드는 과정을 견학하고 체험할 수 있다.

◆함창시장= 품질 좋은 농산물을 구입하려면 끝자리 1일과 6일에 오일장이 서는 함창시장에 가는 것도 좋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비단명주를 생산하는 지역답게 명주를 파는 상점이 많아 함창명주시장으로도 불린다. 함창의 명주는 고급 한복이나 일등품 수의 등의 소재로 인기가 높다.

‘메밀묵촌’은 여름철이면 줄을 서는 일이 다반사다. 이 집은 메밀면을 직접 반죽해서 뽑는다. 메밀의 맛과 색을 제대로 내기 위해 순메밀 가루를 쓴다. 덕분에 다른 메밀국수 집과는 차원이 다른 깔끔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함창에서 기른 콩을 갈아 사용하는 메밀콩국수는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로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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