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대구생활문화제…동호회끼리 자발적·유기적 교류 ‘시너지’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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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17   |  발행일 2017-11-17 제34면   |  수정 2017-11-17
■ 함께라서 더 즐겁다, 동호회
3년째 대구생활문화제…동호회끼리 자발적·유기적 교류 ‘시너지’
대구문화재단이 지난해 연 생활문화활성화지원사업 결과발표회. <대구문화재단 제공>
3년째 대구생활문화제…동호회끼리 자발적·유기적 교류 ‘시너지’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지역의 이색동호회들. 왼쪽부터 스포츠동호회 ‘EMP SUNNYTEN’, 전통놀이동호회 ‘또래끼리’, 한글캘리그래피동호회 ‘붓꽃놀이’.


대구 남구청 도시건설국 지창수 국장은 바쁜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동호회 활동으로 푼다. 지 국장은 현재 2개의 직장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대구시청에서 일하다가 지난해 남구청으로 전근을 온 그는 구청에 오자마자 ‘관람동호회’에 가입했다. 관람동호회는 말 그대로 공연, 영화, 스포츠 등을 보면서 친목을 다지는 동호회다.

“이 동호회 가입하기 전에는 주로 영화를 봤는데 동호회 활동 후 연극, 음악회 등 문화예술분야는 물론 야구, 축구 등 스포츠분야도 다양하게 봅니다. 관람하는 분야가 다양해지니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지고 문화예술과 스포츠에 대한 지식도 폭 넓어진 듯 합니다. 동호회는 월 1회 모이는데 150여명의 회원 중 70~80명이 옵니다. 관람의 즐거움은 물론 관람 후 식사 등을 하면서 친교의 시간도 가져 늘 기다려집니다.”

지 국장은 시청에 있을 때인 2012년 가입한 ‘대구시청마라톤클럽’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마라톤클럽은 매주 토요일에 모여서 1~2시간 뛴다.

“마라톤클럽의 활동을 통해 건강을 다지고 관람동호회 활동으로 여러 분야의 지식을 얻습니다. 동호회의 활동모습은 다르지만 두 동호회의 공통점은 회원끼리 유대관계가 돈독하다는 것입니다. 공무원 사회는 조직의 화합이 중요한데 이런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협동, 협력 등의 가치를 배워가게 되지요.”

지 국장처럼 직장 안에서의 동호회 활동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 걸쳐 동호회가 활성화되고 있다. 동호회는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받거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든 계(契)와 달리 취미나 기호를 같이하는 사람끼리 모여 단순한 친목 이상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원봉사, 취미, 정치, 종교 등의 여러 목적과 관심사에 따라 다양하게 결성된다.

동호회가 활성화됨에 따라 대구문화재단이 동호회 활동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구문화재단 생활문화팀 문예진 팀장은 “전국적 현상이지만 대구에서도 동호회 활동이 활발하다. 대구문화재단에서는 동호회 개별 활동보다는 동호회 간의 연계 및 아트콜라보방식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동호회 활동의 시너지효과를 높이려 한다”며 “지난해부터 ‘대구생동지기’(대구생활문화동호회지기)를 모집해 동호회끼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동에 서로 도움을 주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문화동호회 네트워크 프로젝트 지원’에서는 3개 이상의 동호회 연합 프로젝트를 만들면 프로젝트당 200만원 정도의 지원을 해주고 있다. 올해 41개 프로젝트를 선정해 지원했다. 참여동호회는 137개였다. 재단은 이들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를 통해 우수 프로젝트를 시민에게 선보이는 ‘2017 생활문화 활성화 지원사업 결과발표회’를 오는 12월1일 아양아트센터(대구 동구)에서 연다.

문 팀장은 “이번 발표회는 프로젝트에 대한 전문가 현장평가를 토대로 우수 프로젝트 10개를 뽑아서 종합 문화행사로 만드는 것이다. 전시, 공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며 “동호회 간의 새로운 교류의 장도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재단에서는 생활문화동호회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예술인과의 매칭을 통해 회원들의 기량을 높여주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45개 동호회에 전문강사 33명을 파견해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대구문화재단 ‘…활성화 지원사업’ 팍팍
3개 이상 연합 프로젝트엔 200만원 지원
내달 1일 올 선정 41개중 우수 결과발표회
동호회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강사 파견

줄넘기로 하나된 ‘EMP SUNNYTEN’
전통놀이 동호회 ‘또래끼리’ ‘골목대장’
서예 접목한 한글캘리그래피 ‘붓꽃놀이’
지역민과 함께 나누는 대중화에 박차

◆대구지역의 눈길 끄는 동호회

▷EMP SUNNYTEN

2013년 대구지역에 줄넘기를 보급하고 시민의 건강을 찾아주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유·초등의 어린 친구들로 구성된 공연단도 만들었다.

줄넘기는 완벽한 운동이다. 온몸을 골고루 튼튼하게 해주고 폐와 심장을 비롯해 발목, 장딴지, 무릎, 허리 등 신체의 여러 기능을 강화시켜 준다.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10분간만 뛰어도 충분한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으며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 등의 장점이 있다.

이런 줄넘기를 널리 알리기 위해 EMP SUNNYTEN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크고작은 행사에 참여해 줄넘기공연을 보여왔다. 수성구어린이날 행사, 대구핑크리본마라톤대회, 대구시장기줄넘기대회, 대구컬러풀퍼레이드 등에서 공연을 펼쳤다.

▷또래끼리

대구 수성구의 한 동네에 사는 엄마들이 자녀들과 함께 전통놀이 등의 전통문화를 배우고 미술활동을 함으로써 친목 도모는 물론 자녀의 학업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동호회다. 주로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로 구성됐으며 한달에 2~4번 모임을 갖고 있다. 2016년 결성됐다.

이재선 대표는 “전통문화와 미술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기도 하지만 이런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소통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타인의 장점은 물론 단점을 수용함으로써 유연한 마음을 가지게 하는데도 효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지동에 많이 살고 있는 동호회 회원들은 집 가까운 공원과 천을산 주위에서 전통놀이 체험 및 놀잇감 전시, 바자회 등을 열었다.

이 대표는 “동호회 활동이 회원만의 활동으로 끝나지 않고 주변이나 마을공동체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골목대장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놀이문화를 지역민이 즐길 수 있는 놀이로 확산시키자는 취지로 2013년 결성한 동호회다. 조상들이 즐겨왔던 전통놀이문화를 어린이나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로 대중화시키고, 나아가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건전한 놀이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허재윤 대표는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놀이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 사라져가는 전통놀이문화를 재현하는 것은 물론, 지역 고유의 전통놀이문화를 발굴 및 복원해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며 “내실있는 동호회 활동을 통해 지역에 새로운 여가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여러 초등학교와 교육마을협동조합 등에서 전통놀이교육을 진행했으며 남구 대덕문화전당의 어린이날행사에 전통놀이체험부스 등도 운영했다.

▷붓꽃놀이

지난해 결성된 붓꽃놀이는 캘리그래피 동호회다. 하지만 붓꽃놀이는 일반 캘리그래피 동호회와 달리 서예를 배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결성했다.

박윤미 대표는 “서예가 현대 생활문화예술의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생활문화로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결성했다. 서예와 접목한 다양한 작업을 통해 다채로운 캘리그래피를 보여주고 있다”며 “매월 1차례씩 모여 캘리그래피 작업을 함께하면서 새로운 작업방향을 찾고 캘리그래피의 확산방안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회원들은 모임을 통해 캘리그래피는 물론 서예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이런 활동이 개인의 역량 개발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데 앞으로는 그 성과물을 전시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보여주려 한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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