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조성한 광장에 담뱃불 자국·담뱃재·침…화분은 재떨이 전락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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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3 07:39  |  수정 2017-11-23 07:39  |  발행일 2017-11-23 제9면
■ 동대구역 일대 금연구역 6개월
동구보건소 “지정 이전보다 줄어”
새로 조성한 광장에 담뱃불 자국·담뱃재·침…화분은 재떨이 전락
최근 광장 확장공사가 끝난 동대구역 3번 출구 옆 화단에 담배꽁초와 담뱃갑이 버려져 있다.

22일 오후 찾은 동대구역 광장. 중앙에 설치된 무대에서 ‘동대구역고가교 개체 및 확장공사’의 준공식이 성대하게 열리는 사이 광장 한편에선 하얀 담배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동대구역 3번 출구 옆 벤치 근처에서 이용객 대여섯 명이 담배 한 모금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던 것.

흡연자들이 서 있는 곳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100여m 떨어진 동대구역 2번 출구 옆에는 새로 마련된 흡연부스가 있었다. 흡연부스의 위치를 알리는 안내문과 게시판이 눈에 띄는 곳마다 붙어있었지만 별 소용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흡연자들은 안내문을 바라보면서 아무 거리낌없이 담배를 꺼내 물었다.

최근 준공된 광장의 바닥은 이미 흡연자들이 뱉은 침 자국과 담뱃불에 그을린 자국들로 얼룩덜룩했다. 보도블록 사이엔 담뱃재가 수북했고, 벤치 옆에 놓아둔 대형 화분은 이미 재떨이가 된 지 오래였다.

동대구역과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일대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여전히 담배 연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구 동구청과 동구보건소는 지난 5월1일부터 동대구역·환승센터·대구신세계백화점 주변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지난 8월1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달 초에는 동대구역 3번 출구 옆에 있던 낡은 흡연부스(18㎡)를 철거하고, 2번 출구 옆에 더 크고 쾌적한 환경을 갖춘 새 흡연부스(48㎡)를 설치했다.

하지만 이 일대에서 좀처럼 금연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흡연자들이 가장 몰리는 곳은 동대구역 3번 출구 옆 벤치다. 예전에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던 습관을 아직 버리지 못한 이용객들이 많아서다. 환승센터 1층 버스하차장 앞도 흡연자들이 주로 찾는 취약지점이다.

단속 및 계도 업무를 맡고 있는 대구 동구보건소는 전담 인력 및 예산 부족 등의 문제를 토로하고 있다.

동구보건소 관계자는 “금연단속 지정 전보다는 흡연이 많이 줄어들었다”면서도 “인력과 예산 부족 문제로 금연 단속 및 계도에 한계가 있다. 동대구역 일대가 대구의 관문인 만큼 앞으로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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