信保 이사장 선임 이번에는 ‘政피아’ 논란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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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2 08:00  |  수정 2018-04-19 11:49  |  발행일 2018-03-22 제18면
내정설 인사 검증과정에서 낙마
정치인 출신 후보 새롭게 급부상
직원·노조 선임 반대 서명활동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한 달여간 공전을 거듭해 온 신용보증기금의 새 이사장 선임 과정이 점입가경이다.

한때 내정설이 유력하게 나돌던 정부 고위관료 출신이 최근 후보검증 과정에서 낙마하자, 이번엔 참여정부 때 여당 후보로 공천받았다가 낙선한 뒤 신보 감사 자리를 꿰찼던 정치인 출신 인사가 이사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관피아(관료+마피아) 대신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낙하산 인사가 물망에 오르자, 신보 직원 및 노조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던 후보자 4명 중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알려졌던 최영록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최근 청와대 및 금융위원회의 후보 검증과정에서 부적격 사유가 발견돼 낙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박철용 전 신보 감사가 강력한 이사장 후보자로 대두되는 상황이다. 박 전 감사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참여정부 말 2006년 12월 신보 상임감사에 선임돼 2009년 1월까지 근무했다. 당시 신보노조는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라며 한 달여간 박 전 감사의 출근 저지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어이없는 돌발상황에 직면한 신보 노조는 초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노조는 최 전 실장이 이사장으로 선임될 경우를 대비, 출근저지 투쟁 계획을 준비 중이었다. 이에 노조는 지난 19일 직원들을 상대로 박 전 감사의 이사장 선임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출장 및 휴가자를 제외하고 모두 1천800명(전체 2천300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서명 참가자 중에는 노조원 외에 부서장, 팀장 등 관리직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감사가 과거 신보 재직 시 업무적으로나 직원 소통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점을 보였다는 점을 알고 있는 관리자급 직원이 서명 대열에 대거 동참한 것 같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중소기업의 정책보증지원 업무를 총괄 지휘할 금융 공기업의 수장감으로는 더더욱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노조는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을 비롯해 여당 원내대표 등과 잇따라 만나 박 전 감사의 선임 불가 의사를 전달했다. 청와대 측에도 이 같은 의사가 전달됐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신보 노조 관계자는 “박 전 감사의 이사장 선임을 결사반대하고, 타협의 여지도 없다”며 “중소기업 전문가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임원추천위원회가 재공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전 감사는 "이는 노조측의 일방적 주장이다. 2007년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상임감사 직무수행실적평가에서 연기금 12개 기관 중에서 1위로 평가받을 정도로 직무수행 능력을 인정받았다. 30년간 금융, 회계, 감사, 조세분야에 일하며, 중소기업 전문가로 활동했다"고 반박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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