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대구만의 산업발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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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15

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대구는 우리나라의 어떤 도시도 경험해보지 못한 외로운 길을 걷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오랜 경제침체는 오로지 우리 탓의 절망이라기보다는 주어진 장애의 극복대상일 뿐이다. 경제침체는 1981년 대구시가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경북과 분리된 이래 이미 그 씨앗이 배태되었다. 분리 후 대구시 행정구역에 남은 것은 원사제조 시설 하나 없는 제직과 염색, 자동차부품을 포함한 기계부품 일부와 영세한 전자·전기업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서비스 부문뿐이었다. 한마디로 인구에 비해 산업생산액이 적은 구조, 이것이 현재 대구시의 출발점이다.

최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대구지역의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는 1992년 이래 전국 최하위 수준인 반면 1인당 개인소득은 전국 6위권으로 특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대구지역에 거주지를 두고 역외 근무지로 통근하는 ‘직주 불일치 현상’ 때문으로 개인소득 대비 타지로부터의 유입 근로소득 비율과 재산소득 유입 규모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사실로 알 수 있다. 그만큼 대구의 교육, 문화, 의료 등 정주여건은 아직 우수하다는 것이다. 당연히 인구에 반비례하는 1인당 GRDP는 적고 서비스업은 70.5%나 차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지나치게 높은 역외의존도로 타 지역 경제상황 변동에 지역경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안정적인 자체 부가가치 생산기반을 확충해야 하는 것이다. 그간 산업부의 지역산업진흥사업을 통해 섬유산업에 대한 몰아주기식 투자를 극복하고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의 지평을 확대해 왔으나 IT, BT 등 지역별로 유사한 연구개발이 중복적, 분산적으로 추진되면서 변화를 위한 실질적인 동력을 얻는 데는 아직 미흡한 현실이다. 대구만의 산업발전의 길을 찾고 굳혀야 할 때다.

첫째, 현재 5대 대표산업, 10대 신성장동력으로 표현되는 지역 산업영역들을 전문화 기준에 따라 핵심산업(자율자동차 혹은 로봇+의료기기)과 산업 공통 기반기술을 공급하는 지원산업(ICT, 소재)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산업 간 기술적 연계성과 융복합 잠재력을 고려하고 연결성과 지능화로 특징짓는 4차 산업혁명의 속성을 이해하면 필수적인 일이다. 지역산업의 칸막이식 나열보다는 산업 간 시장, 기술적 연계가 입체적으로 드러나고 산업육성전략이 보다 구체화되는 장점이 있다.

둘째, 우리나라가 좁은 국토, 빈약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현재의 경제성장을 이루게 된 데는 대외무역이 기여한 바가 크며, 이것은 지역경제에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대구지역의 수출 성과가 향후 대구경제의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간재 생산을 주로 하는 중소기업 중심의 대구 산업구조적 한계를 극복하여 제조업 수출기업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소기업의 장점인 다품종소량생산과 시장규모에 의존하지 않는 수출시장 다변화는 우리의 양대 무기다.

셋째, 제조업을 지원하는 비즈니스서비스(디자인, 회계,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개발, 리빙랩 설계 등)를 동남권 일대로 광역 타기팅하는 방안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 비즈니스서비스는 전문 직종으로 일종의 대도시 소재형 산업이다. 대구의 정주여건과 메트로폴리탄 효과를 활용하는 측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스마트공장 등 4차 산업혁명 대응에 의한 시장 확보에 주목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의료산업 허브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자. 현재 대구에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를 비롯한 860여개의 한방병원과 4개의 상급의료기관이 있다.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 1위, 간호사 수는 전국 3위이며, 인구 10만명당 의료장비 수도 전국 3위로 풍부한 의료 인력과 장비를 구축하고 있다. 대구시의 해외환자는 2009년 이래 2015년까지 매년 30% 이상씩 급성장했고 2016년에는 비수도권 최초로 2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GDP의 1%가 넘는 돈을 의료관광으로 벌어들이고 있는 싱가포르의 사례가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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