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악재 극복‘DGB조직 안정화’ 최우선 과제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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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9   |  발행일 2018-05-19 제2면   |  수정 2018-05-19
■ 김경룡 대구은행장 내정자
금융전략 기획서 잔뼈 굵은 인물
이전 체제와 절연 통한 쇄신 시급
‘외치형’ 지주회장과 시너지 절실
주도권 파워게임 등 걱정 목소리도

김경룡 DGB금융지주 부사장이 18일 차기 대구은행장에 내정되면서 DGB금융그룹의 새 수장 인선이 사실상 모두 마무리됐다.

김 은행장 내정자는 앞서 금융지주회장으로 내정된 김태오 전 하나HSBC 사장(64)과 함께 조직쇄신을 위한 힘든 여정에 동승하게 됐다. 위기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새 리더십은 무엇보다 채용비리·비자금조성·수성구청 펀드손실보전 의혹 등 이른바 ‘DGB 3대 악재’를 극복, 3천여명의 임직원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구축에 경영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김 행장 내정자는 김태오 지주회장 내정자와 DGB사태 해결 과정에 어느 정도 역할 구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소통·포용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김 회장 내정자는 큰 틀에서 외치형 CEO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나금융그룹에서 지주사·은행·보험 등의 업무를 섭렵한 그는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미완상태인 하이투자증권 인수 마무리 및 시대적 흐름인 디지털 금융 정책을 총괄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전략 기획에 잔뼈가 굵은 김 행장 내정자는 여기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시급한 것은 일련의 사태로 깊은 내상을 입은 임직원들을 추스려 조직에 안정을 꾀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강력한 개혁드라이브와 적절한 위기대응 능력이 동반돼야 한다. 박인규 전 회장 및 행장이 보여준 ‘도덕성 논란’과 ‘책임감 부재’를 뛰어넘을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일신의 면모를 갖추려면 이전 체제와의 확실한 절연이 필요한데 이 관점에서 보면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김 행장 내정자는 현재의 DGB사태를 야기한 박 전 행장 체제에서 지주 부사장으로 있었다. 사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다. 박 전 행장과 같은 대구상고-영남대 라인이라는 점도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행장 선임절차 진행 중 채용비리에 연루돼 검찰 조사도 받았다. 때문에 행장 내정자 발표 직후 의외의 결과라는 목소리가 적잖았다.

은행 관계자는 “일단 최종 후보자 2명이 모두 사정 당국의 조사까지 받은 정황을 감안하면 임추위원들이 좀 더 신중한 판단을 했어야 했다”며 씁쓸해했다. 여기엔 조직 내 계파 형성, 순혈주의에 기반한 조직 폐쇄성, 전략 부재에 따른 인맥활용형 경영메커니즘 등 기존 시스템이 답습될 소지가 있다는 점도 함께 내포돼 있다.

외부인사인 지주회장 내정자와의 호흡에도 의문 부호를 다는 이들도 있다. 행여 외부 출신 수장을 파트너로 여기지 않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파워게임’ 상대자로 여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김 행장 내정자는 “지역민의 사랑으로 성장한 대구은행이 지역사회에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면서 “잘못된 관행은 처절하게 반성하고 개선해서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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