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 다 보여준 북미 과거로 돌아가기는 어려운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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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6   |  발행일 2018-05-26 제2면   |  수정 2018-05-28
■ 북미관계 전문가 시각

“韓 정부 흥정 다시 붙여야”

◆김태일<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미 관계가 갑자기 경색국면을 보이고 있는 것은 본격적인 대화에 앞선 힘겨루기 성격이 짙다. 또 북미 모두 내부적으로는 강경파와 온건파 간 이견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김정은 불신세력은 트럼프의 방식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북한 내에도 미국을 극도로 불신하는 세력이 있다.

그렇다고 북미 관계가 과거로 돌아간다거나 틀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미 양측 수뇌부가 직접 나서서 자기 패를 다 보여줬다. 양국 정상이 이미 결정한 일이 번복되는 것은 매우 드물다. 그리고 북미가 과거로 돌아가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트럼프는 자기 주도로 북핵을 제거한다는 정치적 목적이 분명하고, 북한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카드(핵)를 활용해 인민을 잘살게 해야 한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관전 포인트는 트럼프의 ‘원샷’이냐 김정은의 ‘단계적’이냐다.

이 시점에서 운전자론을 자임한 대한민국 정부가 양측의 의중을 잘 전달해서 흥정을 다시 붙여야 한다. 사실 우리 정부가 영향력이 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가운데에서 양측의 체면을 살리도록 만들어야 할 때다.

“트럼프 北 무조건 항복 원해”

◆이정태<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미 회담 진행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서로 겨냥하고 있는 타깃이 다르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무조건 항복을 원한다. 6·25종전 선언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경제봉쇄와 군사압박에 북한이 굴복한 것으로 본다. 반면 북한은 핵보유국으로서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을 기대하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바람은 김정은이 중국 다롄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생성된 측면이 없지 않다. 미국이 군사압박과 경제제재로 북한을 코너에 몰았는데 중국이 북한을 품에 안은 꼴이 되자 트럼프가 북미 회담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트럼프가 판을 깨거나 판이 깨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장사꾼 트럼프’는 계산 아래 움직이고 있다. 실제 북한은 다롄회담을 통해 시진핑 체면을 살려준 만큼 다시 미국에 굴복하며 트럼프 체면을 살려주고 미·중 양쪽에 기대어 주도권을 쥐려할 것이다. 북미 관계 개선을 기대하고 이미 국제 자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치는 자본의 기대에 따라 움직이게 돼 있다. 날짜가 달라질지언정 북미 회담은 돌이킬 수 없는 국면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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